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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고 덮친 식품社, 해외서 돌파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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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식품업계를 관통한 키워드는 ‘내수 부진’과 ‘수출 호황’이다. 고물가, 저성장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식품 업체 대부분이 국내에서 고전했지만, 해외에선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최대 호황을 맞았다. CJ제일제당, 농심, 삼양식품 등은 해외 생산 기지를 새로 짓거나 공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불닭’ 연 매출 1조원 돌파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가공식품 수출액은 76억6310만달러(약 11조2000억원)에 달했다. 역대 최고인 작년 전체 수출액(76억480만달러)을 뛰어넘었다. K푸드 수출 1위 품목인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급증해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11억3840만달러)했고, 과자(7억570만달러), 음료(6억930만달러), 쌀 가공식품(2억7500만달러) 등도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라면 수출 호황의 일등 공신은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였다. 2012년 출시된 불닭 시리즈는 100여 개국에 연간 10억 개 가까이 수출된다. 올해 처음으로 연간 국내외 매출 1조원을 돌파(1~3분기 8500억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수요가 워낙 많아 생산이 주문을 못 따라갈 정도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8%에서 올해 3분기 77%로 뛰었다.

K과자의 인기도 세계적으로 확산했다. 올해 K과자 수출액은 처음으로 1조원 벽을 넘었다. 오리온은 해외에서 ‘오!감자’ ‘꼬북칩’ 판매량이 늘어 올해 매출이 처음 3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식품업체들은 내수 침체 속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커지자 해외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경남 밀양에 2공장을 짓고 있는 삼양식품은 중국에 해외 첫 생산기지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해외에 식품 생산시설 33곳을 보유한 CJ제일제당은 1조원 이상을 투입해 미국 사우스다코타와 헝가리에 만두, 에그롤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농심은 지난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2공장에 용기면 고속 생산 라인을 추가해 가동에 들어갔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농심의 라면 수출액은 작년보다 34%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에도 가격 인상 불가피”
올 들어 이상기후와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코코아, 유지류 등 원·부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과자와 초콜릿부터 커피, 생수, 우유에 이르기까지 주요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다. 이달 들어서도 해태제과가 초콜릿 비중이 높은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고, 남양유업도 ‘프렌치카페’ 등 스틱 커피 출고가를 9.5%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로 원재료 수입 부담이 늘면 제조원가가 높아져 수출로 얻은 이익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식품업계가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내년에도 가격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올해 식품업계에선 ‘제로(0) 칼로리’, 저당 제품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제과업계에선 롯데웰푸드가 약 2년간 연구개발 끝에 10월 선보인 ‘제로 초코파이’가 주목받았다. 열량을 봉지당 기존 제품의 63% 수준인 110㎉로 줄인 제품이다. 빙과업계에선 롯데웰푸드의 ‘죠스바 0㎉’와 빙그레의 ‘더위사냥 제로’ 등이 호응을 얻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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