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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품 떠나 로씨야 땅에서"…숨진 북한군 손편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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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전쟁에 파병됐다가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된 손편지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는 24일(현지시간) 한 장의 손편지를 공개하며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밝혔다.

볼펜으로 쓴 것으로 보이는 손편지에는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 땅에서 생일을 맞는 저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 "건강하길 진정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편지에 적힌 날짜는 이달 9일로, 작성해 놓고 전달하지 못한 편지이거나 초고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우크라군은 병사가 지니고 있던 여권에 기재된 이름은 '정경홍'으로 보이며, 이 수첩의 다른 메모에 대한 번역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를 축하하려는데 파티를 여는 대신 남의 땅에서 기관총을 들고 참호를 판다면 촛불 꽂힌 케이크가 우크라이나산 5.56구경 납탄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기습적으로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에서 한때 1000㎢가 넘는 면적을 점령했다.

현재 러시아는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한 작전을 진행 중이며, 1만1000여명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 대부분도 이 지역에 배치돼 있다. 이달 들어 북한군이 전투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사상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엑스(X·옛 트위터)에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북한군의 수가 이미 3000명을 넘어섰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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