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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대 오른 저축은행…안국·라온 강제 구조조정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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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과 라온 등 저축은행 두 곳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강제 구조조정 명령을 받았다. 경기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악화한 탓이다. 내수 부진과 건설업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돼 수술대에 오르는 저축은행이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 적기시정조치 의결

금융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를 열어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에 대해 각각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 권고)를 의결했다. 적기시정조치는 부실 금융사에 금융당국이 내리는 강제 조치다. 권고, 요구, 명령 세 단계로 나뉜다. 이날 내려진 권고 조치는 1단계에 해당한다.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은 부실채권 처분, 자본금 증액, 배당 제한 등의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약속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추후 영업정지 등을 당할 수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올해 3월 말 지표를 기준으로 총 3개 저축은행의 경영실태를 평가했다. 이후 안국·라온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등급을 4등급(취약)으로 통보했다. 이후에도 경영 상태가 크게 개선되지 않자 당국이 강제 구조조정 조치를 내린 것이다.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은 각각 총자산 3285억원, 1309억원 규모의 중소형 금융사다. 각각 인천·경기와 대구·경북·강원을 영업 구역으로 두고 있다.

안국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말 연체율은 19.3%,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4.8%다. 1년 전보다 각각 6.02%포인트, 14.95%포인트 급상승했다. 라온저축은행 연체율은 3분기 말 15.8%로 2.9%포인트 올랐다.

두 곳의 경영 상태가 악화한 것은 부동산 PF 부실 때문이다. 부동산 업종 대출 연체율은 안국저축은행이 28.6%, 라온저축은행은 21.96%에 달했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대출 총액이 총대출의 절반을 넘길 수 없는데, 두 곳은 한계치를 넘나들 정도로 부동산 대출에 몰두했다. 3분기 말 기준 안국저축은행은 총대출 2176억원 가운데 1047억원이 부동산 대출이다. 라온저축은행도 총대출 839억원 중 부동산 대출이 총대출의 절반을 넘는 443억원에 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6개월간 자산건전성 개선 상황 등을 살펴본 후 경영 상태가 충분히 개선됐다고 인정되면 관련 조치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이 더 문제”
적기시정조치를 받는 저축은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 침체가 장기화한 가운데 내수 부진까지 겹쳐서다. 앞서 금감원은 6월 말 지표 기준 4곳, 9월 말 기준 1~2곳 등 총 8~9곳의 경영실태를 평가했다. 이들 저축은행은 경영 상태를 크게 개선하지 못하면 안국·라온저축은행처럼 적기시정조치를 받는다.

업계 전반의 건전성도 나빠지고 있다. 전국 저축은행 79곳 중 36곳(45.6%)이 3분기 기준으로 연체율 10%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 기준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넘는 곳은 14곳(17.7%)에 불과했지만 1년 새 2.6배 늘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0%를 넘어선 곳도 4곳에 달했다.

내년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대출 연체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부실 문제가 2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9개 카드사의 10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220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 저축은행 대표는 “올해보다 내년 경기가 더 안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오르면 2금융권부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들어 캐피털사 1곳, 신탁사 1곳에 적기시정조치를 내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년에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 2금융권 경영 상태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서형교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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