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4일 15:0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럽 1위 자전거 회사인 악셀그룹의 대주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대주단과 출자전환 비율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대주단이 확보하게 되는 악셀그룹 지분율은 1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한국 대주단은 이중 약 1%를 보유하게 된다. 이들은 지난 6개월간 채무 탕감과 출자전환 비율을 놓고 갈등을 겪다 가까스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악셀그룹 대주주인 KKR은 글로벌 대주단이 출자전환으로 악셀 지분 일부를 확보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자율 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최근 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대주단은 10%에 못 미치는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고 악셀 지분 전량을 들고 있던 KKR의 지분율은 90%대로 소폭 떨어지게 된다.
대주단은 협의가 시작된 초기만 해도 50% 가량의 출자전환을 요구했다. 경영권이 KKR에서 채권단으로 넘어간다는 의미라 KKR이 이를 받아들이진 않았다. 양측은 수개월간 협상 끝에 결국 10% 수준으로 합의를 봤다. 대주단 전체 의결권 중 15% 가량을 보유한 국내 대주단은 1~1.5% 수준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주단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한국투자증권, 수협중앙회, 메리츠화재, KB증권, 신한캐피탈, 신한투자증권, 하나은행, 국민은행으로 구성됐다.
대주단은 출자전환 지분을 낮추는 대신 채무 탕감 비율을 줄였다. 채무 탕감 비율은 KKR이 당초 요구한 70%에서 40%로 협의를 마쳤다. 조정이 모두 끝나면 선순위 부채는 14억유로(약 2조원)에서 8억유로(약 1조1700억원)까지 줄어들게 된다. 기존 대출계약의 만기도 연장하기로 했다.
부채 감축과 별개로 레스큐 파이낸싱도 1억유로(약 1400억원) 가량 모집됐다. 목표한 2억유로(약 28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자금을 투입한 곳들은 신규 선순위 대주단으로 들어온 부실채권(NPL) 기관들로 이들은 선순위에 이어 최선순위까지 참여했다. 한국 대주단은 레스큐 파이낸싱엔 참여하지 않았다. 악셀이 추후 자금을 추가 모집하는 과정에서 최선순위 권리가 또 다시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양측은 합의안에 대해 법원 승인이 내려지는대로 자율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이르면 1분기 내로 모든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악셀 사태'는 7월경 KKR이 데이터룸(VDR)을 통해 "채무재조정에 들어간다"며 한 쪽짜리 공지문을 발표하면서 발발했다. 대주주 희생 없는 채무재조정안을 제시하면서 글로벌 대주단의 반발을 샀고 양측은 채무 탕감과 출자전환 비율을 놓고 마라톤 협상에 나서왔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