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 건설사 대한토건이 수억원의 손해를 감수하고 서남해 끝단인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 병원급 보건소 건설을 마무리한 일이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2020년 개소한 보건소(사진)가 인근 도서지역 주민의 ‘의료 공백’을 없앤 것은 물론 어선의 긴급 후송처로 기능하고 있어서다.
23일 신안군 등에 따르면 대한토건(대표 김호)은 2017년 6월 가거도 보건지소, 섬 관리사무소, 해양보호구역 관리센터 등 건물 3동의 건립공사를 신안군과 계약했다. 2015년 응급환자를 실으러 가거도에 진입한 해양경찰청 소속 헬리콥터가 기상악화로 추락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 사고로 4명의 사상자가 났다.
처음 보건소 건립 공사 준공기한은 6개월이었다. 그러나 대한토건은 건설장비와 자재를 바지선을 통해 육지에서 꼬박 사흘 걸려 실어왔음에도 공사를 할 수 없었다. 신안군의 공사 부지 매입이 늦춰지며 일정이 표류해서다. 가거도는 전남 목포에서 직선거리로 145㎞ 떨어져 있다. 회사는 6개월 이상 바지선을 대기시켜 수억원의 손실을 봤다.
그럼에도 대한토건은 공사를 포기하지 않았다. 우선 보건소를 먼저 짓기로 했다. 해양관리센터는 나중에 건립하더라도 보건소는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후 해양관리센터 사업이 재개됐고, 우여곡절 끝에 2020년 9월 보건소와 섬 관리사무소, 해양관리센터가 완공됐다. 그사이 준공기한은 33개월 늦춰졌다.
이후 가거도 주민 350여 명은 병원 진료를 받으러 4시간씩 배를 타고 나갈 필요 없이 보건소에 방문할 수 있게 됐다. 가거도 보건소에 의과·치과·방사선과·한의학과 등 보건의 4명이 상주해서다. 주민 고대길 씨(62)는 “독감 예방접종과 진통제 처방, 물리치료, 엑스선 촬영 등을 섬 안에서 받을 수 있게 돼 정말 편리하다”고 말했다.
대한토건은 주로 토목 및 관급공사 등을 수주하는 회사다. 경남 진주 스포츠가치센터, 전남 고흥 나로도항 물양장 등을 지은 이력이 있다.
신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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