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고령층은 낙상 사고를 주의해야 한다. 폭설과 한파 탓에 곳곳에 생긴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 골밀도가 낮고 뼈가 약한 노인들은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폐경 이후 여성은 골다공증이 생겨 가볍게 넘어지는 정도로도 골절상을 입기 쉽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골다공증 환자는 2019년 107만9548명에서 지난해 127만6222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골다공증 탓에 병원에서 쓰는 진료비를 성별로 구분하면 여성이 쓰는 비율이 전체의 94.6%로, 남성(5.3%)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은 ‘소리 없는 도둑’으로 불린다. 나이 들수록 골량이 줄어 골다공증 발병 위험은 커진다. 여성은 폐경 이후 호르몬이 줄면서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골다공증 환자에게 위험한 계절이 겨울이다. 겨울엔 옷을 껴입기 때문에 활동성이 떨어진다. 추운 날씨 탓에 근육이나 관절도 경직돼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 넘어지면서 손목이나 발목을 다치기 쉬운 데다 고관절, 척추 손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선 50, 60대엔 손목과 발목 골절이 많다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고관절, 척추 골절 등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고관절 골절은 생명까지 위협하는 질환이다. 극심한 통증 탓에 거동하지 못해 수개월간 누워 지내야 하는데 이때 폐렴, 욕창, 혈전 등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의 1년 사망률은 14.7%, 2년 사망률은 24.3%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1년 사망률이 25%, 2년 사망률이 70%에 이른다.
김상민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을 겪은 여성 두 명 중 한 명은 기동 능력과 독립성을 회복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네 명 중 한 명은 장기간 요양기관이나 집에서 보호가 필요한 생활을 하게 될 정도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했다.
고관절 골절이 생기면 수술해야 한다. 부위에 따라 금속정으로 뼈를 고정하거나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을 한다. 과거엔 수술 부담이 상당히 컸지만 최근엔 절개 부위가 작아지고 근육 손상도 줄어 부담이 많이 감소했다. 수술을 받은 뒤엔 1~2일째부터 가볍게 걸을 수 있다. 수술한 지 한 달 정도 지나면 혼자 30분 이상 평지를 걸을 수 있다. 대개 3개월 정도 뒤면 일상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철엔 골절상을 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얼어붙은 빙판길을 걸을 땐 평소보다 걸음 속도와 보폭을 10% 넘게 줄여야 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으면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장갑을 끼고 주머니에서 손을 빼는 게 좋다. 지팡이나 보조기구 등을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꾸준히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은 필수다. 뼈의 강도를 유지하려면 계속 자극을 줘야 한다. 겨울엔 실내에서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 유연성을 높이고 균형감각도 유지해야 한다. 골 생성에 영향을 주는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우유 치즈 등 칼슘이 많이 든 유제품과 등푸른 생선, 콩, 두부, 다시마, 멸치, 건새우 등을 다양하게 섭취해야 한다.
햇빛에 노출하면 합성할 수 있는 비타민D는 몸속 칼슘 흡수율을 높이고 칼슘을 잘 저장하는 데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보충제를 먹는 것도 좋다. 커피 담배 술 등을 많이 하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이 있다면 적절히 치료받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과 영양 보충만으로 부족하다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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