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회사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경영 통합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세계 판매량 3위의 브랜드로 부상할 전망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양사가 그 산하에 들어가는 형태로 조정되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닛산이 최대 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까지 합류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와 닛산은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주회사 통합 비율 등 세부 사항을 향후 마무리할 전망이다. 다만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이와 관련해 이날 "협업을 포함해 지금 검토하고 있다"며 "무엇인가 결정된다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3위 브랜드 부상 유력...전동화 대응할 듯
혼다와 닛산의 합병이 성사되면 전 세계 판매량 3위 브랜드로 올라선다. 세계 자동차시장 전문 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혼다와 닛산의 글로벌 판매량은 각각 398만대와 337만대로, 이를 합치면 총 735만대 수준이다. 미쓰비시까지 포함해 3사가 통합할 경우엔 판매량은 80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이는 같은 기간 730만대를 판매해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1위는 도요타그룹으로 1123만대를 기록했으며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923만대로 2위를 기록했다.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은 경쟁사보다 뒤처진 전동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나 중국 BYD(비야디) 등이 빠르게 전기차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적극 대응하는 데 비해 늦어진 전동화 전략으로 인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는 얘기다. 실제 혼다와 닛산은 지난 3월부터 전기차와 차량 소프트웨어(SW) 등의 협업을 계속해서 검토해왔다.
특히 후발주자로서 단독 투자보다는 덩치를 키워 함께 대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양사는 합병 시 전기차 핵심부품과 차량용 소프트웨어 공유, 배터리 공급 등에서 협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NHK는 "혼다와 닛산이 경영통합 협의에 들어간 배경에는 치열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자동차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금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