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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생체 간 이식' 수술은 한국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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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생체 간 이식' 수술은 한국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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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있는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생체 간 이식은 1988년 브라질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됐지만 결과는 조기 사망이었다. 이 수술은 나중에 일본에서 꽃을 피웠다. 미국과 유럽에선 뇌사자 장기 기증이 활성화돼 있었지만 일본에선 그렇지 않아 생체 간 이식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생체 간 이식 권위자인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울산의대 간이식·간담도외과)도 일본에서 수술법을 배웠다. 이를 토대로 1994년 12월 8일 국내 최초의 생체 간 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선천성 담도 폐쇄증으로 간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9개월 여아에게 아버지의 간 4분의 1을 이식했다. 당시 생사의 기로에 섰던 아이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한국은 생체 간 이식 최강국이다. 서울아산병원이 그동안 성공한 생체 간 이식 수술은 7392건으로 세계 최다다. 이 교수가 개발한 간 이식 수술법이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생체 간 이식은 뇌사자의 간 기증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뇌사 과정에서 생길지 모를 간 손상 위험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건강한 사람은 간의 50~70%를 떼어내도 사는 데 지장이 없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거의 100% 재생된다. 간 이식을 받은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이식받은 간이 자란다. 간 이식은 혈액형이 다른 사람끼리도 가능하다. 한국 의사들의 수술 성공률은 무척 높다. 서울아산병원은 수술 후 1년 생존율이 98%, 3년 생존율은 90%, 10년 생존율은 89%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간 이식 역사가 깊은 미국 피츠버그 메디컬센터와 UC샌프란시스코 메디컬센터의 1년 생존율은 92%다. 한국엔 간염·간암 환자가 많아 의사들의 지식이 많이 축적돼 있다. 의사들의 손기술도 좋아 미세혈관 연결 같은 고난도 시술도 능숙하다. 수술 비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돼도 수천만원이 들긴 하지만 미국에 비해선 월등히 싼 편이다.


    세계 최정상 기술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누릴 수 있는 건 최고의 복지 중 하나다. 그동안 쌓아온 한국 의료의 저력이 최근 의료 공백으로 흔들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

    주용석 논설위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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