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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시장 예상치 밑돌았는데…美브로드컴 주가 왜 급등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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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주가가 13일(현지시간) 24% 넘게 폭등하면서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브로드컴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24.43% 폭등한 224.80달러(32만28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조640억 달러로 불어나며 처음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시총 순위도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1조420억 달러)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9925억8000만 달러)를 제치고 8위로 뛰어올랐다.

주가는 이날 228달러선까지 오르며 23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고성능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제품을 설계·개발하는 브로드컴은 전날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에 살짝 미치지 못했고 주당 순이익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매출이 크게 늘어나 지난 1년간 생성형 AI 인프라 수요 급증으로 AI 관련 매출이 220% 증가했다. 브로드컴은 또 "대형 클라우드 기업 3곳과 AI 칩을 개발 중"이라며 "향후 3년간 AI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월스트리트에서는 브로드컴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이날 "실적 발표 전까지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4분기 실적은 준수했다"며 "경영진의 AI 비전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로드컴의 목표 주가를 기존 195달러에서 250달러로 대폭 상향했다.

번스타인 분석가들은 호크 탄 최고경영자(CEO)가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시그니처 스타일인 가죽 재킷을 입으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 분석가들은 "4분기 실적은 낮은 기대치보다는 좋았다"며 "브로드컴이 향후 2∼3년간 AI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 대상 중 하나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로드컴이 대형 클라우드 기업 3곳과 개발 중인 AI 칩을 TSMC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 TSMC 주가도 4.98% 뛰어올랐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2.25% 하락 마감했다. 시총 2위 엔비디아의 몸집은 3조3천340억 달러로 줄어들며 3위 마이크로소프트(MS·3조3천250억 달러)에 장중 역전 당하는 등 2위 자리도 위태롭게 됐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 3곳이 브로드컴과 AI 칩을 개발하면서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시장 장악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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