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R&A(영국왕립골프협회)가 주최하는 여자 골프 대회에는 남성으로 2차 성징을 겪은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가 참가할 수 없게 된다.
골프 규칙을 제정하고 관리하는 R&A는 12일(현지 시각) 트랜스젠더의 프로 및 아마추어 대회 출전 규정을 담은 '공정 경쟁 정책'을 발표했다. R&A는 미국· 멕시코 이외 지역의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기구로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대회인 디오픈(브리티시오픈) 등을 주최한다.
영국 BBC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이번 달 성별 정책을 개정한 데 이어 나온 조치"라고 밝혔다.
R&A는 "내년부터 여자로 태어나거나 남성으로 2차 성징을 겪기 전에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만 R&A가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R&A는 "지난 1년 동안 의료, 과학계 전문가들은 성전환 선수 경기력에 관한 연구를 펼쳤다"며 "남성으로 2차 성징을 겪은 뒤 성전환한 선수들은 여자로 태어난 선수들보다 뛰어난 경기력을 펼치기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R&A는 "성별과 성전환에 관한 인식이 다를 수 있는 각국 상황에 따라 적합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각국 협회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R&A 최고경영자 마틴 슬럼버스는 "우리는 엘리트 대회에서 선수들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보장할 의무가 있다"라며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골프 대회 참가와 관련, 의학적·과학적 조언을 신중하게 검토했다. 여성 프로 및 엘리트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참가 조건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