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와 경기 악화 등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지만, 지방에선 신흥 주거지역 위주로 아파트 손바뀜이 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방도 입지와 개발 호재 등에 따라 매매시장 온도 차가 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들어 전국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단지는 강원 원주 무실동 ‘원주역우미린더스카이’(900가구)다. 지난 10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총 227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KTX 원주역과 가까운 남원주역세권에서 2028년 8월 입주 예정인 단지다. 아직 주변 생활 인프라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지만, 앞으로 개발 기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원주역세권은 향후 43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여주~원주 복선전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노선 등 교통 호재도 예고돼 있다. 지난 9월 청약을 받아 10월 당첨자 발표 후 분양권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1일까지 7건의 실거래가 신고됐다. 이 단지(전용면적 84㎡ 단일 평형)의 분양가는 최고 4억6140만원이다. 분양권은 4억8000만원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5000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5억1360만원에도 매물이 올라와 있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 일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래래미안아이파크’는 올 3분기 146건 거래돼 전국 거래량 2위에 올랐다. ‘래미안포레스티지’(90건)도 5위에 랭크됐다. 동래래미안아이파크는 2022년 6월 입주한 3853가구 규모 대단지다. 래미안포레스티지(4043가구)는 올해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다. 온천동 일대는 여러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개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내년 2월 준공 예정인 경남 김해 신문동 ‘김해율하더스카이시티제니스&프라우’(3764건)도 올 3분기 들어서만 117건이 거래됐다. 인근에서 장유신문지구, 김해관광유통지구 등과 가깝다. 장유·율하신도시는 김해의 신흥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호남권에선 전남 장성 ‘첨단제일풍경채 2블록’(91건)의 거래량이 돋보였다.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에 들어서는 단지다.
올 3분기 서울에서 거래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송파구 헬리오시티로, 34건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지역 내에서도 입지 경쟁력이나 개발 호재를 갖춘 일부 단지에만 매수세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수도권에 비해 대출 규제 문턱이 낮고, 분양권 거래가 즉시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