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전국철도노동조합 간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총파업 1주일 만에 타결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혼란 속에 파업 장기화 우려가 커지자 노사 실무교섭에서 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예상보다 일찍 도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레일과 철도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11일 오후 3시30분께 노사 간 임단협 본교섭을 마치고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 합의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실무교섭을 재개한 지 약 30시간 만에 이뤄냈다. 파업 참가자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총파업을 철회하고 업무 현장에 복귀했다. 12일 첫차부터 모든 열차는 정상 운행된다. 쟁점이던 임금 인상과 관련해 노사는 경영진 임금을 2년간 동결하는 대신 올해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기로 했다. 미사용 연차수당도 보상하지 않는 쪽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숭례문 앞에서 ‘철도노조 총파업대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전날부터 진행된 실무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9일 철도노조와 간담회를 한 뒤 코레일 측과의 실무협의가 성사됐다. 민주당은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철도노조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며 중재에 나섰다.
철도노조는 애초 사측에 성과급 지급 정상화, 4조2교대 승인, 안전 인력 충원 등을 요구했다. 4일 첫 교섭에서는 코레일이 2급 이상 직원의 임금 동결을 거부하며 교섭이 결렬됐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와는 체불 임금 정상화, 기본급 2.5% 인상, 공정한 승진제도 도입, 노동 감시카메라 설치 반대 등의 쟁점을 협의했다.
1주일간 지속된 철도노조 파업으로 열차 운행률이 70%대로 떨어지며 이용자 불편과 화물 운송 차질 등이 빚어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68.8%로 10일보다 0.2%포인트 올랐다. 화물열차는 21.3%만 운행돼 물류 운송 부문의 타격이 컸다. 여객열차(58.7%), KTX(66.7%), 수도권 전철(75.1%) 등도 평상시보다 낮은 운행률을 보였다.
한명현/유오상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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