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평일인 9일에도 다시 열렸다. 집회 주최 측은 매일 저녁 집회를 예고하며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의 '촛불 정국'이 되풀이되고 있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된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본부'는 9일 범국민촛불대행진(촛불행진)을 개최했다. 이는 3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작된 첫 시위 이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여섯 번째 시위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만 명, 경찰 비공식 추산 2000명이 참석했다.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은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 105명을 집중적으로 규탄했다. 오후 6시 퇴근 후 바로 집회에 참석했다는 직장인 이동현 씨(32)는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역사의 죄인"이라며 "이번 주 토요일 탄핵소추안 표결 참석을 압박하기 위해 매일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도 7일 집회와 같은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유행곡이 연이어 울려 퍼지며 문화제 형식으로 꾸며진 집회는 팬클럽 응원봉을 든 'MZ세대'가 주축이 돼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 전모 양(21)은 "사회자가 '윤석열 퇴진 파티'라고 외치며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가 틀어지자 분위기가 크게 달아올랐다"며 "집회가 엄숙한 분위기가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모습으로 바뀌어 좋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집회를 오후 7시 30분께 마무리하고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을 시작했다. 주최 측은 대통령의 거취에 변화가 없을 경우 매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