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기습적으로 이뤄진 심야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전국 시·도지사는 일제히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들은 대통령 사과와 시민 일상 회복에 무게를 뒀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은 윤 대통령의 즉각적 하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는 4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하고 향후 국정 안정과 쇄신을 위한 조치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보도자료는 협의회장인 유정복 인천시장을 포함해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 12명 전원의 명의로 작성·배포됐다.
협의회 측은 “국민의힘 시·도지사 모두는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치권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리당략을 자제하고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에 기반해 오직 국민과 국가의 미래만 생각하는 정치활동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은 윤 대통령 퇴진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경기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관영 전북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오영훈 제주지사 등 민주당 소속 5개 광역단체장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지난밤 대통령의 실패한 ‘쿠데타 시도’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질 자격과 능력이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윤 대통령은 헌정 질서 파괴의 책임을 지고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강기정 시장은 담화문에서 “계엄의 밤은 가고 심판의 시간이 왔다”며 날을 세웠다.
여권의 ‘유력 잠룡’으로 꼽히는 시·도지사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명분 없는 비상계엄 선포는 민주주의 본령을 거스른 행위”라며 “계엄군의 국회 진입 등 민주주의 파괴에 가담한 자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위한 행정 및 사법 탄핵의 방탄국회가 이번 사태를 촉발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한 뒤 “차제에 국가 운영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두 번 다시 박근혜처럼 헌정이 중단되는 탄핵 사태가 재발해선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일치단결해 탄핵을 막아내고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거국 내각을 구성해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중임제 개헌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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