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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안 좋은데"…주택 거래 감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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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지난 9월부터 부동산 문의가 크게 줄었는데 정국 불안에 거래가 더 감소할까 걱정입니다.” (서울 마포구 A공인 관계자)

비상계엄령 선포 및 해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출 규제, 경기 부진에 정국 혼란도 커져 아파트 거래량은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수 심리가 한풀 꺾인 가운데 정치적 불안정이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부동산은 금융 시장과 달리 단기적 출렁임이 크지 않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건설사 분양 일정은 예정대로”

4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계엄령 사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소화해 나가기로 했다. DL이앤씨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 견본주택을 예정대로 6일 열기로 했다. 이 단지는 9일 특별공급에 이어 10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분양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견본주택 오픈과 청약 일정 등에 변동이 없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에 일부 우려가 있었지만 분양 일정 등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크로 리츠카운티와 같은 날 1순위 청약이 예정된 서울 성북구 삼선동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와 인천 중구 사동 ‘e편한세상 동인천 베이프런트’ 등도 청약 일정이 그대로 진행된다.

다만 최근 은행권의 대출 규제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촉발된 매수 관망세는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의 분양 담당 임원은 “대출 규제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한풀 꺾이는 상황에서 국내 정세 불확실성이 더해졌다”며 “하지만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에서 나오는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등으로 시세 차익이 크기 때문에 청약자가 지속적으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관망세에 거래 감소 가능성”
부동산은 대표적 실물자산으로 단기간의 경기 변동이나 정치적 이유 등으로 변동성이 증폭되지 않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계엄령 이슈가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고, 정국 경색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면 부동산 투자심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위축된 심리는 거래량 감소와 부동산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중개업계도 거래량 축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B공인 관계자는 “시장 불안에 거래가 줄어들까 걱정스럽다”며 “하지만 아직 계약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가 전세보다는 매매 시장에, 실수요보다는 투자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B공인 관계자는 “투자 관점에서 거래를 마음먹은 수요자는 서두르지 않고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가 시장에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마포구 공덕동 일대 단지 내 상가를 중개하는 C공인 관계자는 “전용면적 660㎡ 규모의 큰 계약이 하나 잡혀 있는데 혹시나 거래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정치적 불안정과 혼란이 커지면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심리적 불안이 커지면 부동산은 안전자산이라는 믿음이 약해져 거래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급매 위주로 거래되면 아파트값 하락도 가팔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은행권의 보수적 대출 정책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그만큼 주택 구매 여력이 감소한다는 의미여서 부동산 시장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김소현/한명현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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