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10시30분께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통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져나왔다. 4일 계엄 해제로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부 가짜뉴스가 나돌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계엄령이 선포되자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에 개설된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장갑차 사진'이 퍼지거나 한 언론사 생중계 화면에 합성된 '오후 11시 이후 통행 시 불시검문·체포' 등의 사진이 공유됐다.
이 사진들은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다만 확인 결과 장갑차가 서울 내 도로 위를 이동 중인 사진 중 일부는 과거 사진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통행 제한' 내용의 이미지도 합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 다음의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언하자 인터넷 검열과 서버 다운을 우려해 디스코드와 텔레그램 등의 비상 연락망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공지를 띄우고 '현 사태 관련 정치 관련 내용·단어·인물·사진 등의 작성을 금지하기도 했다.
계엄령이 해제되기 전인 이날 오전 4시30분까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다음과 네이버가 이미 '감시 체제'에 돌입했다는 의혹이 퍼지기도 했다.
다음 카페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플랫폼 내 인기 검색어 역할을 하는 '다음카페 트렌드'에 계엄령 관련 단어들은 노출되지 않고 있다는 반응과 함께 게시물에 '대통령', '탄핵', '윤석열' 등의 키워드를 넣자 관리자에 의해 규제됐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 글에는 욕설이 포함됐거나 다른 사용자 신고에 의해 규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 관계자는 "다음카페 트렌드 순위는 트래픽을 기반으로 선정된다. 계엄령 직후 감시 체제에 의해 순위에 랭크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네이버에도 계엄령 선포를 기점으로 네이버 뉴스와 카페 서비스가 접속 오류를 빚자 검열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번 접속 오류가 트래픽 급증으로 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네이버 카페는 지난 3일 오후 11시께 모바일 환경에서 접속되지 않았다가 4일 오전 0시를 넘기며 접속 문제가 해소됐다. 같은날 오전 1시20분께부터 웹과 모바일에서 댓글 달기 등 기능들이 복구됐다. 네이버는 오전 2시까지 카페를 임시 점검하며 서비스 안정화에 주력했다.
네이버 뉴스 댓글 기능 역시 트래픽 급증으로 인해 일시적 장애를 빚었다. 이에 약 20분간 비상 모드로 전환됐으며 현재는 정상 운영된다.
이처럼 한때 국내 포털을 중심으로 포털 사이트 오류를 빚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엑스(X·구 트위터) 등에 이용자가 몰리며 가짜뉴스가 빠르게 퍼졌다. 다만 누리꾼들은 가짜뉴스 여부를 확인하거나 허위사실 유포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계엄령을 처음 겪어보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불안심리가 퍼지면서 본인이 아는 사실을 불특정 다수에게 가장 먼저 알리려는 소영웅주의 심리가 나타났다"며 "SNS에 게시물을 올리기 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객관적 사실을 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