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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자기만의 1승을 염원하는 사람들에게 용기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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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크든 작든 자기만의 1승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 영화가 1승을 달성하려는 사람, 혹은 1승을 얻은 사람에게 용기와 위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배우 송강호(57·사진)는 영화 ‘1승’ 개봉(4일)을 이틀 앞둔 지난 2일 서울 삼청동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승’은 배구를 소재로 제작한 한국의 첫 번째 영화로 승리 경험이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이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을 모르는 선수들의 도전기를 다룬다.

영화에는 김연경 선수를 비롯해 1990년대 남자 배구 전성기를 이끈 김세진, 신진식 선수 등이 극 중 김우진이 상대하는 팀의 감독으로 출연한다. “배구공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여러모로 어려운 촬영이었는데요. 쉬우면 성취감이 덜하잖아요. 남들이 해오지 않던 작품이어서 도전하면서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송강호가 맡은 주인공 김우진은 배구 선수로도, 감독으로도 실패한 인물이다. 그는 패배가 일상 같은 팀 ‘핑크스톰’을 맡으며 달라진다. “패배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이들이 서로를 보니까 마치 거울처럼 자신의 모습이 보인 거죠. 여기서 분노도 나오고, 애정도 나오고…. 그러다 보니 (역경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팀이 된 것 같아요.”

송강호가 스포츠 영화에 출연한 건 ‘반칙왕’(2000)과 ‘YMCA야구단’(2002) 이후 20여 년 만이다. 그는 “이번 영화는 배구가 팀 스포츠다 보니 팀워크가 주는 묘미가 새롭게 느껴졌다”고 했다.

송강호는 오랜만에 코믹한 캐릭터에 도전했다. 괴짜 재벌 구단주를 맡은 박정민과는 찰진 호흡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올여름 관객의 배꼽을 잡은 ‘파일럿’의 조정석도 특별출연해 웃음을 더한다.

송강호는 “‘기생충’ 이후로 밝고 환한 영화를 하고 싶었지만 그 이후로 공개한 작품에서도 주로 진지하고 깊이 있는 역할을 했다”며 “그래서 지금 ‘1승’의 타이밍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제게 ‘박하사탕’이에요. 환한 느낌의 영화라 반가웠어요.”

할리우드 작품 출연에 대해서는 “그럴 능력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고개를 저었다. “들어오는 (할리우드) 작품을 다 거절하고 있어요. 연기는 캐릭터를 형성해야 하는데, 언어가 캐릭터를 형성해요. 언어라는 건 물론 배우고 외워서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나라의 역사, 문화, 보이지 않는 전통을 담아야 합니다. 저는 한국 사람이어서 제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차라리 ‘기생충’처럼 잘돼서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는 게 확장이고 진출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요.”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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