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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처분 소년범, 어떻게 백종원 마음 움직였나…"배고파서 차량 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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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 출신 남성이 요리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하 '레미제라블'에서는 과거 상습절도로 9호 처분을 받은 김동준씨가 멘티로 출연했다.

'레미제라블'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찾아온 인생 역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 혹독한 스파르타식 미션을 수행한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 불행했던 과거를 끊어내고 매 순간 찾아오는 역경과 고난을 넘어 장사꾼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 20명 도전자의 열의를 담는다는 취지다.

백종원과 함께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을 통해 얼굴을 알린 김민성, 데이비드 리, 임태훈, 윤남노 셰프 등이 담임 군단으로 합류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씨의 출연은 방영 전부터 논란이 됐다. 20명의 도전자 중 1명으로 등장한 김씨는 '9호 처분 소년 절도범'이란 키워드로 예고편에 등장했다.

소년범의 경우 범죄의 경중에 따라 1호에서 10호까지 처분이 내려지는데 9호 처분은 두 번째로 강한 처벌이다. 소년원에 최장 6개월 송치된다. 이미 6호 처분이나 8호 처분받았는데도 재범을 저지르거나 가정의 보호 여부와 상관없이 중한 죄질의 비행을 저지른 경우 곧바로 9호 처분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의 취지가 도전자들의 서사를 소개하고, 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도전자 중심으로 사연이 공개되는 만큼 "범죄자를 미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김씨는 출연 이유로 "저 같은 사람도 사회에서 열심히 살려고 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 출연하게 됐다"며 "저는 소년 보호 9호 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 6개월 다녀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당시 안 잠긴 차를 열고 내용물을 털었다"며 "휴대전화도 팔고, 카드도 긁었다"고 자신의 범죄 내용에 대해 밝혔다.

김씨는 그러면서 "후회할 정도로 잘못했다"며 "이게 셀 수 없다"고 고백했다.

범죄자가 된 이유로는 불우한 가정사를 꼽았다. 김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작은 아버지 집에서 살게 됐다"며 "그런데 3개월 뒤부터 교육이 제대로 안 됐다는 이유로 맞았다. 일상이 맞는 거였고, 목 밑으로는 다 멍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 (소변에) 갈색 피가 섞여 나왔다"며 "그렇게 맞고 나면 3일 동안 밥을 못 먹고, 더럽고 냄새난다는 이유로 애들한테 왕따당하고 맞기도 하고, 살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가출을 택했다는 김씨는 배고픔에 절도를 시작하게 됐고, 다른 사람의 차에 있는 돈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범으로) 소년원 갔을 때 (소년원) 선생님이 '할 수 있는데 왜 포기하려고만 하냐'고 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걸 그때부터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한 "지금 생각하면 후회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드리고 싶다"며 "그게 '레미제라블'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다. 평상시 생활한 것보다 2, 3배는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했다.

백 대표는 김씨를 포함한 참가자들의 논란에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의 인생을 바꾼 것은 미리엘 주교의 은촛대, 믿음과 기회였다"며 "저도 실패를 많이 했다. 처음부터 멋있게 사는 인생도 있지만 실패와 실수를 반복하며 멋있어지는 인생도 있는 거라고 한다"면서 위로했다.

이어 "기회조차 없었던 그들에게 절실하게 부딪혀 볼 수 있는 그런 판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하며 "이건 저에게도 그들에게도 도전이다. 절실하면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출연자에 대한 갑론을박과 관계없이 '레미제라블'은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한다.

ENA는 2일 '레미제라블'이 중화권 OTT 플랫폼 FET friDay Video와 iQIYI, 동남아 및 중동지역 OTT인 Viu를 비롯하여 싱가포르 미디어 그룹(KC Global Media)의 K-콘텐츠 전문 유료 방송 ONE 채널을 통해서도 서비스가 된다고 밝혔다. 이는 ENA 오리지널 콘텐츠의 중동 지역 첫 진출 사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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