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물류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기반시설 조성에 나선다. 부산·울산·경남 중심부에 자리한 김해는 항공과 항만, 철도 인프라를 갖춘 배후도시라는 강점을 살려 동북아시아 물류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경상남도와 김해시는 지난 26일 김해 롯데호텔앤리조트에서 국내 최초 ‘고중량물 이송 자율이동체 시험평가센터’의 사업 착수 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10t 이상 고중량물을 이송하는 자율주행기반로봇(AMR·AGV) 제작을 지원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평가센터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세계 주요 물류장비 제조 기업들은 AMR·AGV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 부산항, 진해신항, 미국 롱비치항,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중국 칭다오항 등 세계 주요 항만에 속속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와 김해시는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 기반 구축 공모 사업에 선정돼 2028년까지 예산 269억원을 들여 김해 명동일반산업단지에 물류 자율이동체 검증을 위한 주행시험장과 다양한 시험 장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5000㎡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1200㎡ 규모의 센터 동과 주행시험장(3000㎡) 등을 조성하고 주행환경 시험평가 장비를 설치한다. 핵심 부품 국산화를 위한 시제품 제작 지원과 기술지도, 시험평가법 개발 등 다양한 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추진할 예정이다.
국산화가 시급한 자율이동체 개발과 도내 스마트물류장비산업 육성을 위해 도와 김해시를 비롯해 경남테크노파크, 한국전기연구원, 경상국립대, 인제대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이 참여한다.
고중량물 이송 자율이동체 시험평가센터가 조성될 명동일반산업단지에는 ‘미래자동차 버추얼센터’도 들어선다. 2027년에는 ‘미래모빌리티 열관리시스템 기술사업화 지원센터’와 ‘초안전 주행플랫폼 실용화센터’가 건립돼 자동차와 로봇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해 산업부 공모 사업에 선정된 ‘물류영역 서비스로봇 공통 플랫폼 구축 사업’도 진행 중이어서 김해는 명실상부한 스마트 물류로봇 거점도시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영역 서비스로봇 공통 플랫폼은 김해테크노밸리산단에 2027년까지 총 228억원(국비 100억원, 도비 37억5000만원, 시비 87억5000만원 등)을 들여 물류로봇지원센터와 장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자동차 프레임, 배터리, 모터, 자율주행, 센서 제조업체가 밀집한 김해시는 지역 기업이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 제작 기술을 확보하고 향후 유지보수(MRO) 시장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김해시는 물류도시로서 최적의 요건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