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졌다 싶어서 패딩을 입으면 낮엔 덥더라고요. 그렇다고 얇게 입으면 추운 날도 있고요. 기온이 오락가락해 뭘 입어야 할지 매일 아침 고민입니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요즘 날씨를 두고 "옷 골라 입기가 힘들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목티에 니트를 입고 패딩 점퍼를 손에 든 상태였다.
이처럼 더위와 추위가 반복되는 현상 때문에 최근 출근길 얇은 옷과 두꺼운 옷 중 뭘 입을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고민을 덜기 위해 패션 시장에선 단독·레이어드(겹쳐 입기) 착용이 모두 가능한 '시즌리스 아이템' 수요가 늘고 있다.
한섬에 따르면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더캐시미어'의 올해 1∼3분기 매출 신장률은 두 자릿수(10%)를 기록했다.
캐시미어의 경우 날씨가 따뜻할 경우 단독 제품만 착용하고 기온이 떨어지면 티셔츠나 셔츠 등과 함께 입을 수 있어 활용성이 높은 게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셔츠나 재킷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셔켓'(셔츠와 재킷의 합성어)도 인기를 끌고 있다. 셔켓은 깃과 단추가 있지만 두께가 도톰해 재킷처럼 입을 수 있는 옷을 말한다.
한섬 시스템이 출시한 오버사이즈 옴브레 체크 셔츠와 오버사이즈 슬릿 셔츠 등은 초도 물량이 열흘 만에 완판됐다.
업계는 이번 겨울에도 활용도가 떨어지는 롱패딩보단 숏 패딩이나 허벅지까지 덮어주는 중간 길이의 미드 패딩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드 패딩은 코트처럼 연출할 수 있으면서도 보온 기능까지 갖춰 인기를 끈다.
한섬 타임의 코듀로이 칼라(옷깃) 퀼팅 구스 다운 점퍼, 퀼팅 케이프 구스 다운 점퍼, 벨티드 후드 구스 다운 점퍼 등 숏·미드 패딩 초도물량 소진율은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회사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소비심리 위축에 한 가지 아이템으로 다양하게 연출해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고객 수요에 맞는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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