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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순비 스위스리 CMO "비만약, 인간수명 크게 늘릴 것…비싼 가격이 숙제, 정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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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등 비만약은 2010년대 이후 오랜 기간 비슷한 선에서 유지되던 인류의 기대수명을 크게 높일 겁니다. 천문학적인 사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약물입니다.”

지난 22일 만난 존 순비 스위스리 최고의료책임자(CMO·사진)는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일라이릴리 ‘젭바운드’로 대표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기반 비만약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GLP-1 계열 비만약이 당뇨는 물론 퇴행성 뇌질환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서다.
○“의료비 부담 줄일 혁신 약물”
스위스리는 뮌헨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재보험사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 한국 등 25개국에 지사를 뒀다. 스위스리에서 헬스케어 부문을 총괄하는 순비 CMO는 이들의 고객사인 보험사의 위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건강보험 상품 개발 및 가격 책정, 위험성 평가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순비 CMO가 수많은 약물 중에서도 비만약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건 비만·당뇨에서 촉발되는 수많은 질환을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순비 CMO는 “이 질환들이 인체가 혈당을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인 ‘인슐린 저항’을 공통적 기저 질환으로 한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놀랍지 않은 일”이라며 “비만·당뇨가 사람의 생명 및 건강에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고 했다.
○“인류 기대 수명 높여줄 것”
순비 CMO는 비만약이 한동안 주춤했던 인류의 기대 수명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950년대 말 55세에서 2000년대 72세로 기대 수명이 급상승한 데는 항고혈압제와 스타틴(고지혈증약)이 주요했다”며 “비만약은 항암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와 더불어 다시 한번 기대 수명을 끌어올릴 핵심 요소”라고 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은 2015년 기준 전 세계 1800조원에 달하던 당뇨병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2030년 3500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학술지 랜싯에 따르면 세계 약 5억2900만 명이 당뇨병 진단을 받았고 그중 52%는 비만 및 과체중이다. 순비 CMO는 “위고비 등 비만약 가격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전반적인 의료비를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비싼 가격이 허들”
비만약이 진정한 ‘만병통치약’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장기적인 부작용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순비 CMO는 강조했다. GLP-1 기반 비만약을 투여한 사람의 약 5%가 부작용으로 투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비 CMO는 “갑상선암과 췌장암 위험 등은 임상을 통해 확인됐다”며 “특히 살이 빠지면서 근육량이 줄고 골밀도가 떨어질 위험이 있어 노인 환자는 약물 투여 시 반드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했다.

순비 CMO는 비만약 등장으로 인류는 새로운 차원의 접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서다. 그는 “식품 질을 높이고 사람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서는 사회와 정부 차원에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만약의 높은 가격은 건강 불평등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부를 수 있다고 했다. 순비 CMO는 “약물이 계속 비싼 상태로 유지되면 경제력에 따라 기대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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