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량 5000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판매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2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8월 출시된 캐스퍼 일렉트릭은 지난달까지 총 5078대 판매됐다. 월별로 보면 출시 첫 달인 8월 603대를 비롯해 9월 2086대, 10월 2389대 팔렸다. 경쟁 차량이라 할 만한 레이EV가 지난해 출시 후 3개월간 2198대 팔린 것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많은 판매량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 아이오닉5(3408대), 아이오닉6(1557대), 코나(1062)보다도 많이 팔리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산 전기차들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장을 주름잡던 테슬라 모델Y(2959대)보다도 월등히 앞섰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국산인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사용했고 레이EV보다 긴 주행거리(1회 충전시 315km)를 기록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기차로 인기몰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연기관차로선 경형이던 캐스퍼가 전기차로 변신하면서 소형으로 차급을 올려 기존보다 넓어진 실내 공간을 구현한 점도 한몫했다는 평이 나온다.
운전에 미숙한 초보 운전자나 고령 운전자 등의 안전을 돕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술(PMSA)이 현대차그룹 차량 최초로 탑재된 것도 시의성을 잘 탔다. 회사 측은 '원 페달 드라이빙 운전'이 많은 전기차의 특성상 회생제동으로 인한 페달 오조작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 기술을 적용했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최대로 밟은 상태를 100%로 봤을 때 도달 시간이 0.25초 이내일 경우 작동된다. 이에 따라 여성 구매자 비율도 꽤 높아 캐스퍼 일렉트릭의 개인 소비자 성별 비율은 남성 64.2% 여성 35.8%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유럽, 일본 등으로 캐스퍼 일렉트릭 판매를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 내 판매에 공을 들이기로 했다. 일본은 경차가 많이 팔리기로 유명한 나라로, 현대차는 2022년부터 전기차를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순위에서 기아 EV3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기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면서 "한 발 앞서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레이EV와 마찬가지로 캐스퍼 일렉트릭도 전기차 캐즘 시기의 첨병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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