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그룹 빅뱅(BIGBANG)이 부활했다. 솔로 무대를 선보인 지드래곤은 이어 태양, 대성과 함께 신곡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부터 빅뱅의 히트곡 '뱅뱅뱅',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를 잇달아 불러 뜨거운 호응을 끌어냈다.
빅뱅에 앞서 화제가 된 건 투애니원(2NE1)의 재결합이었다. 투애니원은 지난달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10년 만의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현장에는 이들을 기억하고 변함없이 응원하는 팬들은 물론 여러 가요계 선후배들이 객석을 채워 '아이돌의 아이돌'임을 증명해낸 2NE1이었다. 내년까지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2NE1 콘서트에서 포착된 반가운 얼굴 중에는 씨엔블루 정용화가 있었다. 씨엔블루 역시 2NE1과 동시대에 활동한 K팝 밴드로, '외톨이야'로 차트를 휩쓸며 데뷔 때부터 대중적 인기를 과시했다. 정용화는 최근 인터뷰에서 "활동을 같이 했기 때문에 아는 사이이기도 하고, 내 기준 최고의 걸그룹은 투애니원이었다"면서 "팬으로서 응원했는데 나도 가수인 걸 잊고 추억에 빠졌다"고 했다. 현재 씨엔블루 역시 각종 페스티벌에 출연하며 활기찬 활동 2막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이 탄탄한 팬덤 파워를 자랑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데뷔 20주년을 넘긴 동방신기는 최근 일본 오리콘 디지털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슈퍼주니어는 KSPO DOME 공연을 매진 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아이돌 5세대까지 등장한 현재 2세대 아이돌들이 눈부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팬덤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이들이 활발한 활동에 나서면서 올 한해 고전했던 엔터주도 탄력을 받고 있다.
22일 기준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총 14조500억원이다. 지난달 말 11조8320억원과 비교해 18.7%(2조2180억원) 늘었다.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JYP엔터테인먼트로 이달 들어 35% 증가했다. 이어 YG엔터테인먼트(28%), 하이브(15%), SM엔터테인먼트(13%) 순이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이달 들어 각각 2%, 9% 내린 가운데 엔터주 주가는 평균 23% 올랐다.
각 엔터사가 공격적으로 미국 진출을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엔터 업종이 '관세 안전지대'라는 점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K팝 음반 수출에서 미국의 비중이 몇년 새 눈에 띄게 확대됐는데, 팬덤 비즈니스를 하는 엔터업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피할 수 있는 업종이라는 것이다.
한편 2세대 아이돌의 선전에 이어 올해 연말부터는 3세대 아이돌이 대거 출격한다. 그룹 트와이스가 12월 컴백하며, 내년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이 군 복무를 마친다. 블랙핑크 완전체의 컴백도 예정돼 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와 관련해 "기존 아티스트 라인업이 건재한 가운데 내년 하반기 방탄소년단 컴백으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어도어 이슈, 게임 퍼블리싱 사업, 위버스 구독 모델 등이 보유한 BM 리스크 최소화 필요하다"고 짚었다.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는 블랙핑크·투애니원 월드투어, 트레저 일본 돔 및 아시아 콘서트, 베이비몬스터 콘서트 데뷔를 언급하며 "올 4분기를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계단식 콘서트 실적이 강화한다"고 짚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