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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견기업은 왜 독일 4부리그 팀을 후원할까[최형창의 中企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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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로축구 4부리그인 레기오날리가 소속 FSV 프랑크푸르트. 경남FC 윤주태가 프로 무대를 데뷔한 팀이자 현재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이 팀 선수들 유니폼 왼쪽 팔에는 닥터배터리(Dr BATTERIE)라는 로고가 새겨져 있다. 닥터배터리는 로케트배터리로 유명한 세방전지의 독일 브랜드다.

세방전지는 연축전지 국내 1위 기업이다. 연축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며 오래 사용할 수 있는 2차전지다. 안정성이 뛰어나 은행, 병원, 발전소 등에서도 비상 전원용으로 사용된다. 세방전지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국내 1위일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6~8위권에 속한다. BMW 폭스바겐 볼보 등과는 오랜 기간 신뢰관계를 쌓았다.

세방전지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스포츠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부분은 독일 프로축구 1부 분데스리가가 아닌 4부 FSV프랑크푸르트를 후원하고 있는 점이다.

세방전지는 이 구단과 지난해부터 인연을 맺었다. 세방전지는 국내에선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이 때문에 단시간에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브랜드 홍보 전략이 필요했다. 세방전지 관계자는 "독일에선 홍보 가능한 매체가 제한적이어서 여러 회사들이 스포츠 마케팅을 활용한다"며 "프랑크푸르트 지역 기반 축구팀 후원을 통해 닥터배터리 브랜드를 광고하고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방전지는 FSV프랑크푸르트와 지난해 부터 두 시즌 후원하기로 계약했다. 선수 유니폼 소매에 로고를 붙이고, 경기장 안에 대형 배너와 LED 전광판 광고물 설치 등이 계약 내용이다. 세방전지 관계자는 "4부리그라고 해서 무시할 수 없다"며 "지역 내에서는 굉장히 인기가 많은 팀이고, 홈경기 할 때마다 1만명 이상 경기장을 찾는다"고 귀띔했다. 4부리그 구단 후원이어서 마케팅 비용이 비교적 높지 않은 대신 효과는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세방전지의 스포츠마케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럽 최고 명문구단인 스페인 라리가 FC바르셀로나도 공식 후원한다. 바르셀로나는 이번 시즌에도 라리가 선두를 질주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방전지와 바르셀로나 인연은 프랑크푸르트보다 더 오래됐다. 세방전지는 2019년부터 바르셀로나를 후원하고 있다. 이 구단과도 내년도까지 계약돼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체를 통한 파트너십 홍보를 할 수 있고, 경기 중계 중에 LED 보드에 로케트배터리가 뜬다. 스페인 지역에서 판매되는 로케트배터리 제품 박스에 바르셀로나 구단 로고를 붙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세방전지 관계자는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를 후원하는데 반응은 동남아시아에서 더 크게 온다"며 "유럽 축구 구단 인기가 높은 동남아 지역 공략하는데 안성맞춤"이라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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