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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성북구 뉴타운 견줘보니…콧대 더 높은 '길음뉴타운' [동 vs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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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좋은 지역이란 것은 누구든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 안에서 진짜 핵심지는 어디일까요. 한경닷컴은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의 도움을 받아 매주 월요일 '동 vs 동'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수도권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편집자주]

요새 부동산 시장 대세 트렌드는 바로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 신축 아파트만 고집하는 행태)입니다.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촌이 새 아파트로 바뀌면서 일대가 천지개벽하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환영받는 일이었는데요. 이번 [동 vs 동]에서는 강북 지역의 대표적인 뉴타운인 길음뉴타운과 미아뉴타운을 파헤쳐보겠습니다.
"강북구와 성북구를 비교하다뇨?…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길음뉴타운은 산동네에 오래된 아파트 단지가 많았던 곳입니다. 2003년 일대 개발 계획이 나온 이후 2004년 초 2구역과 4구역이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2005년 연말 이 두 곳의 아파트가 모두 지어지면서 입주가 시작됐습니다. 2006년과 2007년 대규모로 사업인가가 났고, 길음동은 '길음뉴타운'이라는 이름에 맞는 미니신도시로 거듭났습니다.

길음뉴타운 집값을 이끄는 곳은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12억3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이 면적대는 지난달에도 11억7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11억원 후반에 가격을 형성 중입니다.

'길음뉴타운9단지'(래미안)도 대장 아파트 중 하나입니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7월 12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이 단지 또 다른 전용 84㎡도 지난 9월 11억7000만원에 팔렸습니다. '길음뉴타운6단지'(래미안) 역시 길음뉴타운의 대표 단지로 이 단지 전용 84㎡가 지난 8월 12억원까지 올랐다가 최근엔 10억7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길음뉴타운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등이 가까워 시내 접근성이 유리한 9단지와 8단지 선호도가 가장 높다"며 "6단지는 입지가 좋지만 8단지와 9단지에 비해 연식이 조금 오래됐다는 점이 약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길음뉴타운은 서울 지하철 4호선 길음역 의존도가 높습니다. 세로로 길게 생긴 길음뉴타운 특성상 지하철역과 가장 동떨어져 있는 '길음뉴타운2단지'(푸르지오)와 '길음뉴타운4단지'(e편한세상) 등 단지는 6, 8, 9단지에 비해 약 1억원가량 가격 차이를 보입니다.

길음뉴타운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굳이 미아뉴타운과 비교를 하자면 길음뉴타운은 완성형 뉴타운이라고 할 수 있다"며 "특히 속해 있는 자치구가 다르지 않으냐. 강북구와 성북구 차이는 크다. 성북구가 더 상급지라 가격이 오를 땐 먼저 오르고, 가격이 내릴 땐 지지선이 더 견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길 하나 건너면 집값 '뚝'…강북구의 한계?
길음뉴타운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집값 차이는 확실했습니다. 길음뉴타운과 맞닿아있는 미아뉴타운의 대장 아파트는 '삼성래미안트리베라2단지'입니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9억2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올해 최고가입니다. 근처에 있는 '래미안트리베라1차' 전용 84㎡는 지난 2월 9억2000만원에 팔린 이후 이달 들어선 8억7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정릉동과 맞닿아있는 지역으로 더 들어가면 집값은 더 낮아집니다.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 84㎡는 지난달 8억3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에스케이북한산시티' 전용 84㎡는 지난 7일 6억9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아뉴타운 내에서도 집값이 크게 벌어진 모습입니다.

미아뉴타운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길음뉴타운은 미아뉴타운보다 훨씬 이후에 지어졌고 뉴타운 자체도 완성형에 가깝다"면서 "미아동 일대엔 여전히 개발되지 않은 곳이 많다. 연식이나 완성도, 주변 인프라 등에서 오는 차이가 집값에 반영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집값 벌어지는 이유, 대체 뭘까
이 같이 집값 격차를 부른 요인은 우선 교통입니다. 길음뉴타운은 지하철 4호선 길음역이 핵심입니다. 4호선을 통해 서울 중심업무지구(CBD)로의 이동이 쉽고 웬만한 버스 노선을 이용하면 도심으로 나가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미아뉴타운의 경우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을 타고 4호선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버스를 이용해 중심지로 나가는 시간이 상당 부분 소요되는 만큼 '교통 맹지'라는 약점이 있습니다.

아파트가 들어선 지대 차이도 큽니다. 기자는 취재를 위해 미아뉴타운을 시작으로 길음뉴타운까지 도보로 약 50분에 달하는 거리를 직접 걸어봤습니다. 미아뉴타운에 있는 단지들은 대체로 산 위에 지어져 단지 안에서도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했습니다. 길음뉴타운의 경우 고지대에 있는 2, 3, 4, 5, 7단지, 특히 2, 4단지의 경우 꽤 높은 경사를 올라가야 했지만, 나머지 단지들은 도보로 이동할 때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의 경사였습니다.


학군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리치고에 따르면 길음뉴타운에 있는 서울길음초등학교는 1등급, 전국 상위 0.6%, 서울 상위 5%입니다. 반면 미아뉴타운에 있는 서울삼각산초등학교는 1.1등급, 전국 상위 3%, 서울 상위 28%에 해당하는 학교입니다.

중학교를 비교해보면 길음중학교는 1등급, 전국 상위 2%, 서울 상위 13%입니다. 외고 진학률은 상위 4%로 높습니다. 미아뉴타운의 삼각산중학교는 1등급, 전국 상위 2%, 서울 상위 10%로 외고 진학률은 상위 9%, 자사고 진학률은 상위 11%입니다. 중학교 학군은 비슷하지만, 초등학교 학군에서는 크게 갈리는 편입니다. 길음뉴타운에 있는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학교 때문에 길음뉴타운을 찾는 학부모들도 꽤 많다"고 전했습니다.


개발 호재 측면에선 미아뉴타운이 발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아 재정비촉진구역을 중심으로 여러 곳이 사업 시행 인가가 났거나 진행 중인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미아동이 길음동보다 개발 지역이 많은 상태로 향후 미아동 곳곳의 주거 환경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두 지역 모두 대출 의존도가 높아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길음동과 미아동에 있는 공인 중개 업소들은 "9월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거래가 말라붙은 게 사실"이라면서 "집주인과 실수요자들의 눈치 보기가 계속되고 있다.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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