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사진)가 합류한 벤처캐피털(VC)이 ‘안티 워키즘’을 내세워 투자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깨어 있는(woke) 시민이 되자’며 PC(정치적 올바름)주의를 강요하는 진보 진영에 맞선 이념적 투자로 주목받는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가 합류한 VC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출신인 친구 오미드 말리크가 지난해 창업한 1789캐피털이다. 트럼프 당선인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VC는 반(反)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같은 이념적 투자 활동을 내세운다. 트럼프 주니어는 SNS를 통해 “당신을 미워하지 않는 회사에 투자할 때”라고 했다. 1789캐피털은 ESG 의무화로 저평가된 기업, 관료주의에 발목 잡힌 기술 기업 등에 투자한다는 전략을 강조한다.
낙태에 반대하는 기저귀 회사를 소유한 퍼블릭스퀘어에 투자하고 자문을 제공했으며, CNN과 폭스뉴스 앵커 출신의 강경 보수주의자 터커 칼슨의 미디어 브랜드 ‘라스트 컨트리’에 1500만달러를 투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공군과 계약한 로켓 기업 파이어호크에어로스페이스 지분도 샀다. 온라인에서 복제약 등 의약품을 대량으로 할인 판매하는 스타트업 블링크헬스도 정부 규제로 저평가됐다고 여기고 투자했다.
올해 46세인 트럼프 주니어는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활동을 도왔다. 39세 산골 출신 참전용사이자 상원의원인 JD 밴스가 부통령 후보로 깜짝 등장한 데는 트럼프 주니어의 추천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주니어는 주변 예상과 달리 대선 승리 후 정부 직책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는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일했다.
차남 에릭 트럼프는 아버지의 부동산 사업 등 가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