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무료 법률상담 챗봇을 개발한 법무법인 대륙아주에 대한 징계 수위를 확정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변협 징계위원회는 대륙아주와 이 로펌 대표 변호사 5명, 소속 변호사 1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대륙아주에는 과태료 1000만원, 챗봇 서비스 개발을 주도한 김대희·이규철 대표변호사와 유튜브에서 이 서비스를 광고한 강우경 변호사에게는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됐다. 나머지 변호사들은 견책을 받았다.
변호사법상 징계 종류는 영구 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견책 등 5가지로 구분된다.
대륙아주는 올해 3월 대형 로펌 최초로 온라인 채팅을 통한 법률 상담 서비스 'AI 대륙아주'를 출범했고, 변협은 해당 서비스가 위법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을 제공한 법률정보기술 스타트업 넥서스AI가 챗봇 상에 노출된 것이 변호사법 제34조 5항에 위반된다는 논리다. 이 조항은 변호사가 아닌 자는 변호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업무를 통해 보수나 그 밖의 이익을 분배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협은 또 대륙아주가 AI대륙아주를 출시하면서 보도자료 등을 통해 무료 법률 상담을 표방한 것이 무료 또는 부당한 염가를 표방하는 광고를 금지하는 변호사 광고 규정 제4조 제12호에도 배치된다고 봤다. 지난 9월 변협 조사위원회가 이 문제를 징계위원회 안건에 올리자 약 한 달 뒤 대륙아주는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대륙아주 측은 "징계 결정문을 전달받으면 징계 수위와 사유를 살펴 법무부 이의신청을 포함한 대응 방향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변호사법은 변협 징계에 불복한 법무법인이 법무부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국내 로펌 최초로 도입한 혁신적인 시도가 중단된 데 이어 징계까지 내려진 것을 계기로 리걸테크 산업 위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