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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쇄신'…자회사 CEO 대폭 교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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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정도(正道) 경영’을 강조하며 쇄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서 지난 8월 1300억원 규모의 운용 손실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내부통제 시스템뿐만 아니라 임직원 스스로 확고한 윤리의식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진 회장이 다음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쇄신 카드’를 꺼내 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스캔들 제로’ 강조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회장은 내년 1월 초 열리는 ‘2025년 신한 경영포럼’ 주제 도서로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의 <의무론>과 미국 컨설팅기업 네이발렌트 공동 설립자인 론 카루치의 <정직한 조직>을 선정했다. 신한 경영포럼은 은행과 카드, 라이프 등 계열사 CEO와 임원 등 핵심 경영진 300여 명이 모여 그룹 경영 전략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키케로는 이 책에서 지혜, 용기(긍지), 절제, 정의를 핵심으로 하는 ‘훌륭함’의 덕목을 강조한다. 진 회장도 CEO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서 첨부한 편지로 “‘의무를 다하는 데에 인생의 모든 훌륭함이, 의무를 소홀한 데에 인생의 모든 추함이 있다’는 이 책의 문장이 제 마음을 강하게 끌었다”고 썼다.

<정직한 조직>은 유해 물질 방류 사건으로 89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급한 미국 화학회사 듀폰과 사기성 고객 계좌 개설로 2600억원의 벌금을 낸 미국 은행 웰스파고를 사례로 들며 ‘조직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정직한 문화가 뿌리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목적에서 벗어난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로 130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하고, 이후 손실을 감춘 것으로 드러난 신한투자증권 사태와 일맥상통한다. 신한금융의 한 계열사 임원은 “직업윤리를 강조해 온 진 회장이 ‘스캔들 제로(ZERO)’ 원칙을 경영진에 강력하게 주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은행·라이프·카드 빼곤 연임 불확실
진 회장의 쇄신 의지는 다음달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위기 속에서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까지 인용하며 임기 만료 9개 계열사 대표를 모두 유임한 진 회장이 올해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진 회장의 임기가 2026년 3월 만료된다는 점도 인사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재무적 성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진 회장과 계열사 CEO들이 참석한 그룹 성과점검 회의 분위기가 무거웠다는 후문이다.

신한금융 14개 자회사 중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CEO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신한은행(정상혁) 신한카드(문동권) 신한라이프(이영종) 신한캐피탈(정운진) 제주은행(박우혁) 신한저축은행(이희수) 신한자산신탁(이승수) 신한DS(조경선) 신한펀드파트너스(정지호) 신한리츠운용(김지욱) 신한벤처투자(이동현) 신한EZ손해보험(강병관) 등 12곳이다. 신한금융 안팎에선 정상혁 행장과 이영종 대표, 문동권 대표를 제외하고 연임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이번 손실 사태의 책임을 지고 용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보형/정의진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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