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9월 연저점을 찍은 뒤 20% 이상 올랐지만 카카오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중이다. 서비스 개편에 성공한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0.8% 오른 19만원에 장을 마쳤다. 9월 9일 이후 상승률은 22.58%에 달한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4.7% 떨어지는 등 약세장 속에서도 뚜렷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은 실적 개선이다. 네이버는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8.2% 늘어난 52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개월 전에 비해 각각 3.9%, 5.4% 높아졌다.
카카오 주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21일 이후 13.58% 떨어졌다.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카카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부터 최근까지 각각 6.3%, 9.5% 낮아졌다.
두 기업의 주가와 실적은 서비스 업그레이드 성공 여부가 갈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네이버는 최근 메인페이지 개편 등으로 사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과거에 없었던 홈피드(메인페이지에 있는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 추천 영역)를 지난해 11월 신설한 게 개편의 한 사례다. 네이버는 이 덕에 광고 비중이 큰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매출을 올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6% 늘렸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홈피드 도입으로 1인당 체류 시간을 80% 가까이 늘렸다”며 “광고 업황 악화에도 관련 매출이 늘자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더 높게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별다른 반등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기업은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같은 기간 35배에서 33.3배로 낮아졌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인 인공지능(AI) 메신저 앱 ‘카나나’의 효용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구체적인 신사업 계획을 제시해야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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