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탄탄하다는 판단에서다.
파월 의장은 14일(현지시간)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댈러스연방은행 주최 행사에 참석해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강한 미국 경제 성장 덕분에 정책 입안자들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여유가 생겼다”며 “미국 경제 성장은 전 세계 주요 경제국 중 단연 최고”라고 했다. 미국의 10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만2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이는 미국 동남부 지역이 허리케인 헐린으로 피해를 본 데다 보잉 노조가 파업하는 등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이후 인플레이션이 재발하면서 Fed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관측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10~20% 보편관세와 60% 이상의 대중국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Fed는 지난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해 2년여 만에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한 뒤 이달에도 연이어 0.25%포인트 금리를 내렸다. 시장에선 Fed가 9월 발표한 경제전망(SEP)을 토대로 12월에 추가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고 내년엔 연간 네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12월 FOMC 회의에서 Fed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41%로 반영했다. 전날 17%에서 급상승한 수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