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어느 랍비가 이런 말을 남겼다. “인간은 서른에 힘의 정점에 도달한다. 마흔이 되면 지혜를 얻고, 쉰엔 조언을 줄 수 있게 된다. 예순과 칠순엔 각각 노년과 만년에 도달한다.”
헨리 올리버가 쓴 <세컨드 액트(Second Act)>는 말년의 잠재력을 탐구한 책이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뒤늦게 성공한 사람들, 세상의 늦깎이를 응원하고 찬양한다.
인생 후반기에 성공한 다양한 사례가 실렸다. 워싱턴포스트를 세계적인 신문으로 키운 캐서린 그레이엄은 40대 중반에 경영을 시작했다.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말년에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등 대표작을 남겼다. 50대에 캘리포니아의 작은 햄버거 가게를 세계적인 브랜드 맥도날드로 성장시킨 레이 크록도 있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게으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성공을 거두기 전까지 대부분 오랜 기간 공부와 실험을 거쳤다.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인생 후반기에 꽃이 만개할 수 있었다.
책은 노화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노화를 늦춘다는 연구 등이다. 저자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인지 능력 저하에 대한 두려움이 과장됐다고 말한다. 우리가 노년기의 지혜와 경험을 지나치게 과소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성취란 단순히 정신 능력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가진 능력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적응하는 데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인생의 궤적은 예측하기 어렵다. 우연한 만남이나 운 등에 영향을 받는다. 저자는 예측할 수 없는 요소들이 인생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삶의 공간을 만들어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심리학자 짐 브라이트와 로버트 프라이어의 ‘경력의 혼돈 이론’을 구체화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맥도날드의 크록은 ‘실험적인 예술가’처럼 다양한 사업과 아이디어를 시도했다. 그 경험은 중년의 밀크셰이크 믹서기 판매원이었던 그가 햄버거 가게를 미국 전역에 걸친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저자는 성공적인 인생 2막의 열쇠는 ‘일관성’과 ‘새로움에 기꺼이 적응하려는 의지’ 사이의 균형에 있다고 강조한다. 인생은 성공과 실패, 두 가지로만 이뤄져 있는 게 아니다. 현재를 부지런하고 열정적으로 살아내고 있다면, 당신의 충실함이 언젠가는 아름다운 꽃망울을 맺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정리=신연수 기자
이 글은 WSJ에 실린 새뮤얼 아브스만의 서평(2024년 10월 15일) ‘Better Late Than Never’를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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