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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맥도날드와 함께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인 브랜드다.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커피 문화를 미국식으로 바꿔 세계 60여 개국에 진출했다. 이런 스타벅스도 ‘작지만 맛있는 스페셜티 커피’로 출발했다.

1960년대 미국 대학생들은 유럽 배낭여행을 많이 갔다. 시애틀대에 다니던 제리 볼드윈, 고든 바우커, 제브 시글도 여행하며 다양한 커피 맛을 알기 시작했다. 좋은 커피를 구하려고 시애틀에서 밴쿠버의 한 프리미엄 마켓까지 매주 왕복 6시간 이상 차를 몰기도 했다. 이들은 시애틀에 작은 커피 하우스를 차리기로 했다. 작지만 품질이 뛰어난 커피를 로스팅하는 회사.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의 이름을 따 스타벅스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리미엄 커피로 이름난 피츠 커피에서 원두를 납품받아 시애틀에 첫 매장을 낸 게 1971년. 원두 판매로 순식간에 이름을 알리면서 3년 만에 3호점을 열고 지역 최대의 로스팅 업체로 성장했다. 볼드윈은 “되돌아보면 그 시절은 낭만주의 시대였던 것 같다. 수많은 젊은이가 열광했던 시대”라고 했다.

스타벅스 탄생 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 낭만주의 커피 시대가 서울에서 다시 열리고 있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의 상징인 인텔리젠시아, 61년 역사의 노르웨이 카페 푸글렌, 베를린 기반의 보난자, 덴마크의 콜렉티브, 브랜드 랄프 로렌의 랄프스커피 등 명성 높은 브랜드들이 한국에 단독 매장을 내고 있어서다. 해외 첫 진출지로 서울을 택하는 일도 이례적으로 많아졌다.

‘커피업계의 애플’로 불리던 샌프란시스코의 블루보틀이 한국에 진출한 지 5년. 스페셜티 커피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새로 문을 연 카페에 몇 시간씩 줄 서는 풍경은 사라졌지만, 사람들은 더 깊게 열광한다. 수준 높은 국내 스페셜티 카페는 물론 골목마다 세계 각국의 카페 로고가 새겨진 놀라운 공간을 발견할 수 있으니, 이제 서울은 ‘글로벌 커피의 수도’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김보라/이소현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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