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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소설, 패륜 범죄 부추길 수도"…한강 '목사 삼촌'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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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삼촌인 한충원 목사가 조카에게 남긴 장문의 공개 편지가 화제다.

대전의 한 교회 담임목사로 있는 한 목사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에게 보내는 삼촌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남겼다.

"사랑하는 조카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운을 뗀 한 목사는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자 복잡한 감정에 빠졌고, 솔직히 말해 기쁨에 앞서 적잖은 충격과, 놀라움과, 걱정에 빠졌다"고 했다.

한 목사는 "노벨상 수상으로 인해 오히려 형님 집안이 하나님의 구원에서 더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조카의 작품에 대한 평가로 한국 사회가 두 쪽으로 갈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예감이 들었다"며 "조카와 나의 단절도 예수 그리스도 신앙을 미워하고 배척하신 형님에게서 비롯됐다"고 했다.

한 목사는 한강 작가의 작품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먼저 "'채식주의자'에 대한 외설성, 청소년 유해성 논란과 관련해 형부·처제의 관계 및 장면 묘사는 충분히 비판받을 만하다"며 "D.H. 로렌스의 소설 '채털리 부인의 사랑'도 그런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묘사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채식주의자는 혈기 왕성하고 절제력과 분별력이 약한 청소년들에게 읽혀선 결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기가 두려운 작품으로 여겨진다"며 "상황 논리로 패륜적인 것이 정당화되면, 근친상간이나 수간, 인육을 먹는 행위도 미화될 수 있고, 그것은 타락의 극치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에도 나오는 패륜 관계니까 괜찮을 것이라는 왜곡된 윤리 의식과 성 관념을 청소년들에게 심어주고 모방 범죄도 부추길 수 있다"고 했다.

한강 작가가 4.3 사건과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현대사의 역사적 상흔을 다룬 데 대해선 "문학 작가가 비극적 현대사를 다룰 때는 극히 조심해야 한다. 그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 아직도 살아 있고 서로 다른 관점들이 대척을 이루고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건을 어느 한쪽의 관점만으로 평하는 듯한 시각을 작품에서 드러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했다.

또 "조카는 마치 이 대한민국이 정의롭지 못해 살 만한 나라가 아닌 것처럼 여기도록 만드는 작품을 몇 편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카는 공산주의 작가들처럼 추방당하거나 망명하지 않고 모국에서 자유롭게 작품활동을 하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끝으로 "내가 지금까지 조카에게 한 말들이 조카의 마음을 아프게 찌를 것을 생각하니 나도 이 편지를 쓰는 내내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몇 번을 울었다"며 "이제 세상을 비추는 ‘참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온 세상에 사랑과 평화와 위로를 안겨주는 위대한 작가가 되길 기도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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