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에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열풍이 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정치와 경제, 외교안보 등 다양한 측면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전망하는 책이 쏟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맞닥뜨리는 환경도 아니지만 워낙 과격하고 불확실한 행동을 해온 인물인 터라 대비하려는 독자가 급증한 영향이다.
○한강 아성 넘보는 트럼프
13일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트럼프 2.0 시대>가 종합 7위에 올랐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책(1~6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순위다. 미국 대선 결과가 확정된 지난 6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하루 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예스24 관계자는 “구매층 중 3040세대가 66.4%를 차지해 주로 장년층 독자가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책은 트럼프 2기를 ‘슈퍼 트럼프 시대’라고 부른다. 1기보다 더욱 강력해진 권력으로 트럼프가 강경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 것이란 이유에서다. 책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방식과 한국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산업이 어떻게 위태로워질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트럼프 집권의 나비효과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도 분석한다.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려는 트럼프 경제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럴 경우 미국 중앙은행(Fed)은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한국 금리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폭탄이 터질 수도 있다.
<트럼프 코리아>는 이번 대통령선거 유세 기간 동안 트럼프가 한 주요 연설을 해설과 함께 엮은 책이다. 트럼프는 이번 유세에서도 북핵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인상, 관세 정책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경제인클럽 대담에서 이렇게까지 말했다. “만약 제가 지금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우리에게 연간 100억달러를 지불하고 있을 겁니다. (한국은) 진짜 ‘머니 머신’이라니까요.”
백악관 출입기자 출신이 쓴 <트럼프 청구서>는 주한미군 철수론, 한국 자체 핵무장, 트럼프-김정은 회담 가능성 등 앞으로 쟁점이 될 구체적인 외교 사안을 다룬 책이다. <트럼프 2.0>은 트럼프 정책이 바꿔놓을 세계 산업 트렌드를 분석한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설명한 <트럼프 2.0 또 다른 미국>도 있다.
○다시 주목받는 트럼프 자서전
트럼프가 과거에 내놓은 자서전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트럼프의 대표 저서 중 하나인 <거래의 기술>은 1987년 첫선을 보인 이후 37년 만에 또다시 판매 역주행을 거듭하고 있다.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가 사업과 삶을 운영하는 원칙이 담겨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책엔 그의 변칙적인 행동 뒤에 숨은 동기들이 나와 있다”고 소개했다.지난 8월 국내에 번역 출간된 자서전 <도널드 트럼프> 또한 트럼프가 자신의 성공 비결을 직접 이야기한 책이다. 출판계 관계자는 “트럼프는 종잡을 수 없는 행동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그를 제대로 알려주겠다는 취지의 책들이 더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