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해외 시장 공략의 중심축을 중국에서 미국 일본 유럽 등지로 바꾼다. 글로벌 K뷰티 열풍이 중국 외 지역에서 거세지자 중화권 중심의 기존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도 처음 내놨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2일 서울 한강로 본사에서 ‘2024 인베스터 데이’를 열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 등 약 80명이 참석했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사진)는 이 자리에서 2025년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직접 성장 전략을 소개하고 주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리밸런싱을 가속화하기 위해 미국 일본 유럽 인도 중동을 주요 전략 시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세포라 등 주요 유통 채널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브랜드와 고객 저변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사업은 거래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정상화를 이뤄내겠다고 했다. 그는 “과거 중국 시장과 면세 채널을 중심으로 사업 규모를 확장해 왔지만 특정 지역과 채널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아지며 성장성 및 수익성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 매출이 6조6976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4조21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북미 시장에서 강점을 지닌 코스알엑스를 지난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포트폴리오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2019년 76%에 이르던 중화권 해외 매출 비중은 올 3분기 31%로 하락했다. 반면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비중은 같은 기간 6%에서 40%로 높아졌다.
아마존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틱톡샵 등 신규 성장 채널과 관련해서도 다각적으로 협력 방안을 찾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화장품 시장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AI 피부 진단 시스템 ‘닥터 아모레’, 맞춤형 메이크업 솔루션 ‘커스텀 매치’ 등 디지털 기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공개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증가율을 10%로 높이고, 영업이익률은 12%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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