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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 전 여자친구 납치·강제동행 설정?…"캐릭터니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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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우도환이 공개 전부터 논란이 됐던 전 여자친구 납치, 데이트 폭력 등의 장면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우도환은 13일 서울시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Mr.플랑크톤' 인터뷰에서 "저도 이기적이고 충동적이라고 느꼈다"며 "하지만 본인은 그걸 모르지 않나. 저는 해조가 돼야 했기 때문에 그 행동에 있어서 무조건 더 많은 생각이 필요했다"면서 논란이 됐던 장면과 설정에 대해 언급했다.

'Mr.플랑크톤'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목적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온 플랑크톤 같은 남자 해조와 온기를 나눌 가족이 간절한 재미, 싸우고 화해하고 그리워하다 서로의 행복이 되어주는 두 사람의 여정이 유쾌한 웃음과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우도환이 연기한 해조는 인공수정 당시 엉뚱한 '씨'로 잘못 태어나 가족 없이 방랑의 삶을 선택해야 했던 남자다. 누구 씨인지 모를 불손한 종자라며 어디에서도 사랑받지 못한 해조는 바다를 떠도는 플랑크톤처럼 어디에도 정착 못 하고 흘러가는 대로 살아간다. 어느 날 인생을 뒤흔드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해조는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한 문제적 '씨', 생물학적 생부를 찾아 생애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 여자친구 재미(이유미 분)을 찾아가고, 결혼을 앞둔 재미를 납치해 함께 여행을 떠난다. 이 설정과 장면에서 "폭력적"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우도환은 "해조가 그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전사가 있었을지 고민해야 했다"며 "둘은 서로가 너무 잘 아는 사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어서 그 행동이 이해됐겠지만, 제가 다가간 방식은 재미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고, 저도 시한부 선고를 받았고, 재미를 잘 아는 해조는 '나랑 있으면 가족을 만들 수 없다'고 해서 사랑해도 보내준 건데 이제 재미가 그걸 이루지 못한다는 걸 알고 찾아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조는 결혼식 전날에 갔고, 재미가 괴로워하는 걸 알고 만나러 간 게 아닌가 싶다"며 "'내가 나쁜 놈 할게' 이렇게 한 거다"고 덧붙였다.

재미를 데려가는 과정에서 둘러업으며 보쌈하고, 도망가려는 재미를 쫓으며 머리채를 잡으려는 모습들이 다소 폭력적으로 보인다는 지적에도 "재미와 해조라서 그런 거 같다"며 "그 둘만의 연애 방식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다가갔다. 우도환과 이유미가 아닌 재미라 해조라 그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듭 "이 작품은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나도 해조가 멋있어 보였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Mr. 플랑크톤'에 출연하기에 앞서 "한때 멜로가 공포였다"며 "나도 사랑이라는 감정도 좋아하는데, 내 표현법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과 같을지도 의문이었다"며 "액션은 정답이 있다. 고생한 만큼 나오는데 멜로는 데이터가 액션보다 적다. 그렇지만 갈구했고, 항상 찾았는데 이번에 이 작품을 만난 거다"고 애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 장점을 살리면서 멜로를 보여주는 장점은 이거구나 싶었다"며 "저는 제가 재벌이랑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한다. 부잣집에 빌딩 숲에서 나오는 모습이 저랑 어울리지 않고, 어렵다. 해수처럼 길바닥에 있는 멜로를 하고 싶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우도환과 일문일답.

▲ 드디어 공개됐다.

드디어 나왔네 싶다. 올해 초에 끝났는데 3번째 봤다. 이걸 보니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게 뭔지 더 정확히 알 거 같더라. 보면 볼수록 슬픈 장면이 다 달랐다. 처음엔 해수만 보였는데, 볼수록 다른 캐릭터들의 모습에도 몰입이 되고. 저는 여운이 셌다. 처음 보고 나서 일주일이 너무 힘들었다. 찍을 때 생각들도 들고. 제가 찍은 걸 보고 이렇게 된 게 처음이었다. 그래도 시간으로 극복했다. 역시 시간이 약이다. 그런데도 마지막 장면은 참 슬프다.

▲ 해조는 초반에 '돌아이'같은 인물인데, 이후에 동정심과 애정을 자아냈다.

돌아이가 맞다. 세상에 배신당했던 아이고, 어차피 '길바닥에 버려졌다' 생각하고, 내일이 없어서 충동적이고 이기적인 게 맞다. 이후 재미와 재회를 하고, 아빠와 극적인 순간에 '이제 내가 너의 가족이야' 하는 느낌이더라. 기존의 가족이 떠나면서 새로운 가족이 찾아온 느낌. 그래서 재미 앞에서 밝아진 거 같다. 처음엔 감독님이 더 시니컬하게 가길 바라셨는데, 일단은 무미건조하게 시작하자고 했다. 항상 재밌는 걸 찾다 보니 도파민 중독자로 보여지는 거 같다.

▲ 비극인데 '결말이 좋다'고 했다. 원래 비극을 좋아하는 편인가.

저도 해피엔딩을 좋아한다. 그런데 결말이 너무 기가 막히더라. 감독님은 그냥 찍어둔 거라고 하더라. 그런데 천국으로 가는 길 같기도 하고, 너무 좋았다.

▲ 해조가 재미를 강제적으로 데려가는 게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저도 이기적이고 충동적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본인은 그걸 모르지 않나. 저는 해조가 돼야 했기 때문에 그 행동에 있어서 무조건 더 많은 생각이 필요했다. 그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전사가 있었을지 고민해야 했고. 둘은 서로가 너무 잘 아는 사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어서 그 행동이 이해됐겠지만. 제가 다가간 방식은 재미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고, 저도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재미를 잘 아는 해조는 '나랑 있으면 가족을 만들 수 없다'고 해서 사랑해서 보내준 건데 이제 재미가 그걸 이루지 못한다는 걸 알고 찾아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 전날에 갔고, 재미가 괴로워하는 걸 알고 만나러 간 게 아닌가 싶다. '내가 나쁜 놈 할게' 이렇게 한 거다.

▲ 보쌈과 머리채를 잡는 모습들이 다소 폭력적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재미와 해조라서 그런 거 같다. 그 둘만의 연애 방식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다가갔다. 우도환과 이유미가 아닌 재미라 해조라 그랬다.

▲ 해조, 어흥, 재미 중에 누가 가장 불쌍할까.

재미가 가장 불쌍한 거 같다. 어흥은 가족이 있고. 재미는 가족은 있지만 그 가족을 원하지 않았고. 남겨진 사람이 가장 슬픈 거 같다. 해조도 '내가 제일 불행해'는 전혀 없을 거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웃어주고 싶었고.

▲ 그래도 7kg이나 감량하면서 불쌍해 보이는 모습을 연출하지 않았나.

불쌍해 보이려고 그런 게 아니라 우락부락한 건 아니고, 끼니를 잘 챙기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뺄 때는 운동을 안 한다. 운동하면 먹는 거까지 해야 하니까. 그리고 칼로리 소비를 해야 먹고 싶어지니까. 그래서 지금은 운동해서 다 채웠다.

▲ 해조 아빠의 상황이라면 뻐꾸기 아빠가 될 수 있을까.

키운 정이 있으니 그래야 하지 않았나. 그래도 조심스러운 게 아빠의 전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나한테 가족이 무슨 의미인지 몰라서 그래'라는 대사가 있다. 가족에 대한 결핍이 있었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어떤 의미인지, 깊이인지 모르니까. 그래도 인간 우도환은 키울 거 같다. 애가 불쌍하지 않나. 이런 일들이 많이 있다고 하더라. 이런 게 진짜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 이유미와의 호흡은 어땠나.

유미랑은 촬영이 끝난 후에도 친하게 지낸다. 전우였다. 코를 깨무는 장면도 엄청 아팠다. 처음엔 스펀지 같은 걸 껴야 하나 했는데, 이도 보여야 하고, 꽉 물어야 무는 걸로 보여서 그래서 '그냥 하자' 이러면서 찍었다. 저희끼리 가장 많이 한 말이었다. '그냥 하자'.

▲ 'Mr.플랑크톤'은 왜 한다고 생각했을까.

저 또한 어흥처럼 해조가 멋있어 보였다.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 욕도 많이 나왔다.

달고 살았다. 엄마가 보시더니 '왜 그렇게 씨씨' 했는지 알겠다고 하시더라. 지금 생각하니 애드리브도 많았다. 그땐 디폴트 값으로 나왔던 거 같다. 유미랑 '평생 해야할 욕을 다 한 기분'이라고 했다. '평생 피울 담배 다 핀 기분'이라고도 했다. 행동 자체가 다 애드리브였다. 자율성이 높은 현장이었다. 카메라가 그냥 켜져 있었고, 그 속에서 자유로운 모습이 찍혔다.

▲ 거기서 뭔가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없었나.

혼자라면 그랬을 텐데, 이번엔 유미가 있어서 그러지 않았다. 혼자라면 의식하고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데, 이번엔 둘이 자유로우니 서로에게만 집중하면 된다.

▲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도 있었다.

감사하다. 생각했던 거보다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신 거 같다. 극소수의 마니아층이 있겠다고 말하면서 찍었다. 나는 너무 좋다. 이 작품이 좋은데, 사람도 너무 좋은데, 이게 좋아서 만난 사람들인데, 상업적으로 어마어마한 영향력이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했다. 그래서 봐주시는 분들에게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고 믿었고,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너무 좋다. 이전까지 '사냥개들'이 '구해줘'를 넘어서 좋아해 주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액션이 아닌 감정선으로 극을 끌고 가는 건 처음인 거 같다. 이걸 좋아해 주신 것도 처음이었다. 600분을 봐주시는 거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 이미 만족하다. 더할 나위가 없는 거 같다. 아버지도 칭찬 스티커를 주셨다. 잘했다고.(웃음)

▲ 평소에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나.

많이 나눈다. 대본도 보여주고. 충돌할 때도 있다. 답은 정해놓고 동의를 구하는 거다. 그냥 제 마음대로 하는 거 같다. 이번에도 보여드렸다.

▲ 작품 선택 기준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냐가 중요하다. '사냥개들'는 좋은 마음이 좋은 마음을 낳는다는 메시지였고. 그 메시지가 얼마나 저에게 와닿고, 그게 저에게도 필요할 때 하게 되는 거 같다. 얘가 주는 메시지가 나에게도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재밌어야겠지만. 그래야 열변을 토해서 얘기할 거 같다.

▲ 해조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뿌리를 찾는데, 우도환이라면 어떨까.

저는 가족은 있으니까 혼자 있을 거 같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긴 하겠지만 마지막에 사람들을 얼굴을 보니 너무 괴롭더라. 해조로 한번 가보니까, 재미를 다시 볼 자신이 없더라. 저는 전원이 꺼졌는데, 이 친구는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걱정되더라. '내 통장 비밀번호는 알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갈 때도 편히 못 가고, 보는 사람도 편히 못 있을 거 같다.

▲ 'Mr. 플랑크톤'은 무슨 의미일까.

제가 했던 작품 중 가장 따뜻하다. 이걸로 인해 당분간 멜로는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거보다 더 절절한 사랑을 보여주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더라. 그런 대본이 있다면 하겠지만, 지금은 그렇다. '사냥개들' 끝났을 때 '당분간 액션 쉴래요' 한 거 처럼, 시한부 인생에 비극적인 멜로인데 지금이 너무 좋아서 다른 걸로 채우고 싶지 않다. 한때 멜로가 공포였다. 나도 사랑이라는 감정도 좋아하는데, 내 표현법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과 같을지도 의문이었다. 액션은 정답이 있다. 고생한 만큼 나온다. 그런데 멜로는 데이터가 액션보다 적다. 그렇지만 갈구했고, 항상 찾았는데 이번에 이 작품을 만난 거다. 내 장점을 살리면서 멜로를 보여주는 장점은 이거구나 싶었다. 저는 제가 재벌이랑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한다. 부잣집에 빌딩 숲에서 나오는 모습이 저랑 어울리지 않고, 어렵다. 해수처럼 길바닥에 있는 멜로를 하고 싶었던 거 같다.

▲ 멜로 공포증은 해소했나.

아직 모르겠다. 코미디랑 같은 거 같다. 코미디가 현장에서 웃긴다고 웃기지 않은 거처럼. 액션은 현장에서 보면 '잘 나왔다' 하는 게 있고, 후반을 하면 더 좋아진다는 믿음이 있다. 그런데 멜로도 '감독님을 믿으면 된다'라는 걸 깨닫게 된 거 같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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