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전 회장 탄핵으로 공석이 된 의료계 수장 자리를 임시로 맡을 비상대책위원장 선거에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 등 4명이 이날 오후 등록을 마감한 비대위원장 선거에 입후보했다. 이들 후보자는 이날 오후 8시 의협 회관에서 열린 후보자 설명회에서 당선 시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박 부회장은 "정부의 독단적 행정으로 인한 의료 파탄이 계속되고 있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비대위 운영에 있어 전공의와 의대생의 견해가 중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솔로몬의 재판에서처럼 마치 아이를 칼로 베어서라도 가지고 가겠다는 태도를 보인다"며 "독단적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어떤 협의체를 운영하더라도 결국 의료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은 터질 것이고, 그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 명은 이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여야의정 협의체가 일방적으로 출발했다"며 "의학회 등 일부 의료단체가 협의체에 일방적으로 참여한 것에 대해 현장의 전공의들과 회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와의 협상이 중요하지만, 협상은 우리에게 힘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매주 서울시청 앞에서 전공의, 의대생 등과 함께 하는 의료농단 저지 규탄 집회와 대통령실 앞 거리에서 지난 1년간 해온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의료계의 여야의정 협의체 탈퇴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의료계는 전공의 단체가 무의미하다며 반대한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철수해야 한다"며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서 협의체에서 철수를 가장 먼저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을 먼저 물은 후에 회원 투표를 할 것이고, 사직 전공의를 지원하겠다"라며 후배 의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대입 정시가 시작되기 전에 의대 증원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에 이월하지 않는 방식으로 증원분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 황 회장은 "12월 말 정시가 시작하기 전 마지막 기차가 남아있고, 그 전에 뭔가를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12월 1일에 서울 시내에 집회 장소를 이미 잡아놨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에서 가장 중요한 전공의와 의대생과 함께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1차 투표는 선거권이 있는 대의원을 대상으로 오는 13일 오후 3∼8시에 모바일 투표로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같은 날 오후 8시 20분부터 1시간 동안 결선 투표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한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