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출범하는 대체거래소(ATS·다자간매매체결회사) '넥스트레이드'에 국내 증권사 29곳이 최종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불참 의사를 표명한 증권사들이 대거 선회한 것으로 새로 열리는 야간 시장을 선점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이 이탈할 것을 우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넥스트레이드가 전체 증권사를 대상으로 내년 3월 ATS 참여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종 참여를 결정한 증권사는 총 29곳으로 집계됐다.
당초 불참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진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한양증권 △부국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은 결과적으로 참여를 택했다. 이들은 전산 개발과 인건비 등 ATS 참여에 필요한 비용보다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증권사는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최종 참여를 확정한 증권사는※ △미래에셋 △한투 △NH △KB △삼성 △메리츠 △키움 △신한 △하나 △대신 △교보 △현대차 △LS △유안타 △한화 △다올 △DB △BNK △신영 △부국 △IBK △iM △SK △유진 △케이프 △한양 △리딩 △카카오페이 △토스 등 29곳이다. 이밖에 증권사들은 ATS 시장 상황을 보고 내년 9월부터 참여할 계획이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면 70년 가까이 이어진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가 깨지게 된다. ATS 도입에 따른 기대 효과로는 낮은 수수료, 길어진 거래 시간, 빠른 매매 체결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우선 넥스트레이드는 매매 체결 수수료를 한국거래소보다 20~40%가량 낮출 방침이다. 투자자들의 금융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매매 시간이 늘어나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끄는 요인이다. ATS 개장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거래가 가능해진다. 오전 8시~8시50분까지 운영되는 프리마켓과 오후 3시30분~저녁 8시까지의 애프터마켓이 추가된다. 직장인들은 근무로, 학생들은 학업으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ATS 도입으로 시간적 제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넥스트레이드는 내년 3월 거래 개시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모의시장을 개설해 최선집행의무(SOR) 등 새로운 거래 체계 점검에 나선다. SOR은 두 주식시장의 가격을 비교해 더 저렴한 곳에 자동으로 주문을 넣는 시스템이다. 중간가호가와 스톱지정호가 등 신규 호가도 도입되는 만큼, 시스템 안정성을 점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글로벌 SOR 세미나'에서 "SOR은 증권사의 의무인 동시에 경쟁과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아직은 도입 초기라 생소함이 있겠지만, 머지않아 투자자의 주문 효율화와 수익률 제고 등을 목표로 각 증권사가 경쟁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