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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보릿고개에…엔씨, '막내 직원'까지 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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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가운데 주요 캐릭터인 '도구리(DOGURI)'도 사업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엔는 사내 캐릭터 상품 사업을 맡은 '스튜디오644'팀을 정리하면서 '도구리' 캐릭터 상품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또한 도구리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 '도구리 어드벤처' 개발팀도 정리했다.

엔씨는 지난달 31일 도구리 굿즈 온라인 판매를 하는 '644스토어' 공지사항을 통해 이달 5일 운영 종료한다고 알렸다.

엔씨는 올해 3월 한 차례 도구리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사업을 접고 도구리 굿즈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사측은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며 사업 규모를 축소했는데,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온·오프라인 사업 모두 철수하게 됐다.

도구리는 2021년 엔씨에서 출시한 분홍색 너구리 캐릭터로 '도둑 너구리'의 줄임말이다. 바닥에 떨어진 사과를 줍다가 얼떨결에 도시로 오게 돼 'K-직장인 막내'가 된 콘셉트다. 앞선 2020년 사내 게시판에 '리니지2M' 속 너구리 몬스터를 게임으로 만들어 달라는 한 직원 요청이 올라와 만들어졌다.

엔씨 측은 현재 온·오프라인 사업을 정리하는 건 맞지만 도구리 지식재산(IP) 사업 자체를 완전히 접는 건 아니라고 전했다. 다만 앞으로 도구리가 그동안 진행해온 여러 업체와의 협업(콜라보)이나 야구단 엔씨 다이노스의 구장 오프라인 행사 등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2022년 편의점 CU에 선보인 도구리 콜라보 상품은 출시 한 달 만에 200만개 팔렸으며 지난해 '도구리 오피스: 막내 사원 오리엔테이션'을 주제로 연 팝업에도 2주간 총 5만명이 방문했다.


이러한 성과에도 엔씨가 도구리 사업 정리에 들어간 것은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병무 엔씨 대표는 올해 공동대표로 취임하며 '본질'인 게임 사업에 집중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엔씨는 경영효율화 일환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인력 감축에 나서는 등 긴축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약 7만8000명으로 인기를 끈 캐릭터인 만큼 온라인상에선 도구리 사업 종료를 아쉬워하는 반응도 나온다. 2022년 처음 출시한 도구리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전부 삭제돼 신규 구매가 불가능하다. 이미 구매한 기존 사용자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창사 이래 '역대급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는 엔씨는 최대 30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내걸며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2주 동안 진행된 희망퇴직에는 500~600명의 신청자가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엔씨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4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고 순손실은 265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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