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상수지 흑자가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엔저 탓에 무역수지는 적자가 커졌지만 글로벌 고금리에 따른 채권 이자 수입 증가로 소득수지가 더 크게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됐다.
일본 재무성이 11일 발표한 2024회계연도 상반기(4~9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무역과 투자 등 경상수지는 15조8248억엔 흑자를 냈다. 흑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2.3% 커져 반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경상수지는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 여행 등 서비스수지, 대외 금융채권·채무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포함한 1차 소득수지 등으로 구성된다.
무역수지는 2조4148억엔 적자였다. 적자폭은 전년 동기 대비 86.8% 커졌다. 수출은 반도체 제조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한 52조2222억엔을 기록했지만, 수입이 더 크게 늘었다. 수입은 같은 기간 7.1% 증가한 54조6369억엔이었다. 컴퓨터 등 수입이 늘어난 가운데 엔저 영향이 컸다. 4~9월 평균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51엔으로, 전년 동기(140.99엔) 대비 8.2%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서비스수지도 1조9748억엔 적자를 나타냈지만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4% 줄었다. 여행수지가 3조992억엔 흑자를 기록하며 80% 증가한 영향이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이 늘면서 여행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달성해 서비스수지 적자를 줄였다.
경상수지 흑자를 끌어올린 것은 대외 금융자산 투자소득 등 1차 소득수지다. 1차 소득수지는 22조1229억엔 흑자를 거뒀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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