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IT서비스 기업의 3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S의 3분기 매출은 3조5697억원, 영업이익은 252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3%, 31.0% 증가했다. 삼성SDS의 호실적을 견인한 것은 신사업이었다. 전통적인 시스템통합(SI) 사업을 포함하는 IT서비스 부문 매출은 1조6296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8%였다. 이 부문 가운데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생성형 AI에 힘입어 전년보다 35.3% 증가했다.
물류 사업 부문 매출은 1조9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올랐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지능형 공급망 관리 플랫폼 ‘첼로스퀘어’ 매출이 전년대비 112% 증가한 영향이 컸다. 삼성SDS는 브리티 코파일럿, 패브릭스 등 기업용 생성형AI 서비스의 그룹 계열사 적용에 이어 4분기에는 금융권 추가 수주를 노려 대외 실적 확대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AI·물류 부문의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정헌 삼성SDS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며 “고객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성형AI 서비스, 클라우드 전환, 핵심 업무 시스템 구축 등 신규 수주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SI업체 현대오토에버는 3분기 매출 9046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3%, 16.0% 증가해 역대 3분기 최고 실적을 썼다.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한 배경에는 주력 사업인 IT아웃소싱과 차량 소프트웨어(SW) 부문의 가파른 성장세가 있다. 현대차의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과 모셔널의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공급, 북미 현대차·제네시스 차세대 고객관계관리(CRM)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이 순항했다. 차량 SW도 내비게이션 옵션 선택률 증가와 제어기 전장 SW 확대 적용으로 호실적을 견인했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현대오토에버는 삼성SDS, LG CNS에 이은 업계 3위다. 다만 그룹사 내부거래 비중이 90%에 이른다는 것이 과제로 지적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사업의 외연 확장을 위해 올 들어 다양한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포스코그룹의 AI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포스코DX는 실적이 감소했다. 포스코DX의 3분기 매출은 매출 3186억원, 영업이익 26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1%, 18.3% 감소했다. 그룹이 주력하는 철강과 2차전지 관련 수주가 감소한 탓이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7.9% 하락했다. 포스코DX는 제철소 내 고위험·고강도 현장을 중심으로 AI 신사업을 발굴해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DX 관계자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한 포스코 마케팅 DX 플랫폼 구축을 통해 그룹사 전반에 디지털 전환(DX) 역량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이노베이트의 3분기 매출은 2880억원,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2.3%, 48.5% 하락했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IT 인프라 투자를 줄인 영향이 컸다. 회사 관계자는 “모빌리티,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확대하고 스마트팜, 로보틱스 등 미래 유망기술 연구개발(R&D)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달 29일 ‘2024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SI 기업들의 내부거래율이 최소 60%에서 최대 90%에 이른다”며 “그룹사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역량으로 신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