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투자 올가이드] 나에게 맞는 ETF 찾아보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는 현재 900개가 넘는 상품이 상장돼 있다. ETF가 많은 사람들을 투자의 영역으로 이끌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ETF가 낯선 이들이 적지 않다. 퇴직연금 시즌을 맞아 투자에 대한 관심이 한껏 고조되고 있는 요즘, 투자는 하고 싶지만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 투자자들을 위해 한경머니가 네 가지 ETF 투자 테마를 살펴본다. 아직 잠자고 있는 나의 퇴직연금을 각자 성향에 맞게 조금씩 움직여보는 것은 어떨까.
장기적으로 성장해 온 미국 경제에 투자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미국 대표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여러 기업을 직접 매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면,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500여 개 종목을 1주씩만 매수한다고 해도 11만3776달러가 든다(2024년 11월 12일 기준).
한편 S&P500, 나스닥, 다우 등의 주가 지수는 정기적인 리밸런싱을 통해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의 비중을 조절하는데,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다. 2010년 S&P500 지수 내 시가총액 1위 종목이었던 엑손모빌(XOM)은 현재 1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미국 주식 시장이 기술 기업 주도로 변모하면서 애플(AAPL), 엔비디아(NVDA) 등 기술주들의 약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S&P500과 동일한 수익률을 내려면, 리밸런싱에 맞춰 신규 편입되는 종목은 추가로 매수하고, 반대로 지수에서 편출되는 종목은 매도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이는 일반 개인투자자만 아니라 전문 기관투자자에게도 굉장히 번거로운 작업이다.
이럴 때 ETF에 투자하면 이 같은 어려움들이 단번에 해결된다. 예를 들어 Kodex 미국S&P500TR ETF의 경우 주당 가격이 2만 원에 못 미친다. 단돈 2만 원으로 S&P500 지수와 동일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ETF가 혁신이라 불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주당 단가가 낮아 소액으로도 지수 전체에 투자한 효과를 낼 수 있고, 리밸런싱일에는 운용사가 알아서 종목 편출입을 진행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 투자자의 번거로움을 해결해주는 ETF를 활용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초강대국 미국과 차세대 중국으로 꼽히는 인도, 성장하는 두 나라에 투자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S&P500
미국 경제 전반에 투자하는 미국 투자의 정석
미국 주식 시장에는 투자하고 싶지만 특정 종목 혹은 섹터 선정이 어려운 투자자에게 미국S&P500 ETF는 미국 경제 전반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S&P500 지수는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대기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기업들의 구성이 미국 산업의 전반을 아우르기 때문에 S&P500 지수 투자를 통해 미국 경제 전반에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S&P500 지수는 1990년부터 2024년 10월까지 연평균 10%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해 단기적 변동성을 감안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시현했다. 특히 닷컴 버블, 서브프라임 사태, 코로나19 등 수차례 경제 위기에도 빠르게 회복하는 미국 경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S&P500 지수 ETF는 장기적인 자산 증대 수단으로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다.
이 중에서도 S&P500 TR형 ETF는 S&P500 지수에 편입된 종목에 투자하는 동시에 편입 종목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은 자동으로 지수에 재투자해 기초지수의 총수익(Total Return·TR)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보유 종목으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을 분배하지 않고, 지수에 100% 재투자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지수 상승 참여율을 높이는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일반 계좌에서 ETF 분배금을 수취할 경우 배당소득세(15.4%) 과세가 되기 때문에 분배금을 투자자 본인이 직접 재투자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세금만큼 재투자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TR형 ETF는 유실되는 금액 없이 펀드에서 자동 재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 경제의 장기 성장에 확신을 가지는 투자자에게 알맞은 선택지다.
나스닥100
첨단 기술의 중심에 있는 미국 기업에 투자
S&P500과 함께 미국 투자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나스닥100 지수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100대 비금융 대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로,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와 같은 혁신적 기업들이 구성돼 있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전기차, 전자상거래와 같은 첨단 기술을 이끌며 글로벌 경제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나스닥100 지수는 통상적으로 전통산업 대비 높은 성장성을 가지고 있으며, 디지털 시대의 핵심 산업에 속한 기업들로 구성돼 있어 미래 성장 잠재력 또한 매우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
나스닥100 지수에 속한 종목들은 기존 산업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다소 클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무한한 성장성을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2014년 말 시가총액이 110억 달러였으나, 현재는 애플과 1, 2위를 다투는 3.6조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S&P500 지수와 마찬가지로 나스닥1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끊임없는 혁신과 성장을 믿는 투자자라면, 장기적으로 지수에 대한 투자 수익률을 확대할 수 있는 TR형 상품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인도Nifty50
중국을 대체할 인도에 투자하자
최근 미국만큼 주목받고 있는 국가는 ‘인도’다. 인도는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포스트 차이나로 등극했다. 이후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 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글로벌 제조 업체들이 인도로 빠르게 진출하기 시작했다. 인도는 거대한 내수시장까지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제조 기업들 입장에서는 인도에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도는 차기 ‘세계의 공장’ 역할을 수행하며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거대한 자원의 선순환을 위해 내수시장의 성장 환경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3기 임기 내 인도를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시킬 것을 약속했고, 인도 독립 100주년인 2047년까지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인도 경제는 연평균 7.6%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인도 시장에 투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대표지수 니프티(Nifty)50을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 지수는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우량주 50종목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인도Nifty50 ETF를 통해 인도 주식 시장 전반에 투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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