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그간 자행한 5000여 건의 오물 풍선 테러에 이어 GPS(글로벌항법시스템) 교란 공격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들어 접수된 북한의 GPS 교란 공격 건수가 331건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발표했다. GPS 전파교란은 GPS 위성이 수신하는 신호보다 높은 세기로 방해 전파를 보내 육해공 교통을 마비시키는 공격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8~9일 개성 일대에서 GPS 전파 교란 도발을 감행했다"며 "이로 인해 우리 선박 수 척과 민항기 수십 대의 운항 등에 일부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 개풍 및 해주 방향에서 유입되는 전파혼신 신호가 중앙전파관리소 전파감시시스템에 지속 탐지되고 있다"며 "이달 1일부터 10일 오전 11시까지 항공기 279건, 선박 52건 등 총 331건의 GPS 신호 장애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다만 사상 사고 등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GPS 이용주의 항공고시보를 발행하고 대체항법 및 지상항행안전시설 이용 안내 등 조치를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선박 대체항법 이용 안내와 함께 해양경찰과 협력해 어선 안전조업 지도에 착수했다.
과기정통부는 "항공기와 선박 운항에 피해가 없도록 관계부처와 상시 대응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PS 전파교란 공격은 북한의 사이버전 수행 등의 일부다. 폴 나카소네 미국 전 국가안보국(NSA) 국장은 북한이 랜섬웨어 등 사이버 공격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하는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날 밝혔다.
그는 랜섬웨어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에 대해 "북한이 가장 잘 하는 것"이라며 "GDP의 4분의 1을 이런 활동으로 얻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UN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2017~2023년 북한이 가상자산 등의 사이버 탈취로 약 30억달러를 번 것으로 추산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