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로 접어드는 가운데 지난달 김치를 사먹겠다는 ‘김포족’(김장포기족)이 늘어나 대용량 포장김치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배추 최대 주산지 출하에 앞서 평년보다 높은 수준의 김장 물가가 부담으로 작용했고, 번거로운 김장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포장김치를 선호하는 소비자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이 회사 온라인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용량 포장김치의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월보다 25% 증가했다
특히 중량이 가장 큰 10㎏ 상품 매출이 18배 급증했다. 최근 3년간 10월 포장김치 매출에서 소용량이 상위권에 포진한 것과는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김장 물가 상승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배추뿐 아니라 무, 오이, 마늘 등 김장 재료 가격이 많이 올랐다. 필수 재료인 배추의 경우 예년보다 50% 이상 높은 가격을 형성해 포장김치를 사 먹는 김포족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홈플러스는 분석했다.
홈플러스 측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김장하기보다 포장김치를 사 먹는 소비자가 많았다"며 "젊은 김포족일수록 썬 김치와 무김치 매출 비중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달 배추 가격은 가을배추 최대 주산지인 해남 등 호남 지역 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전월보다 떨어지겠지만 평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다. 가을배추 생산량이 작년보다 5%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11월 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는 정식(아주심기)기 고온과 가뭄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전년 동월보다 5.1% 감소한 118만t으로 관측됐다. 재배면적은 작년보다 2.7% 줄어든 1만2796㏊로 집계됐다. 고온 때문에 초기 작황이 부진해 단위 생산량도 작년보다 2.3% 감소했다.
연구원은 "이달 배추 도매가격은 상품 기준 10㎏당 8000원 내외"라며 "10월(1만9120원)보다 하락하겠지만 1년 전(6453원)보다 23.97%, 평년(7135원)보다 12.12% 높은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