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매물이 늘어나면서 전국 아파트 경매 월 진행 건수가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아파트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다 진행건수를 기록했다.
10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전달(2933건) 보다 19.1% 증가한 349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1월(3593건)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낙찰률은 40.0%로 전월(36.7%)보다 3.3%포인트 상승했고, 낙찰가율은 전달(86.3%) 대비 0.9%포인트 오른 87.2%를 보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달(6.6명) 보다 0.5명이 줄어든 6.1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진행 건수도 380건으로, 2015년 4월(401건) 이후 처음으로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41.3%로 전달(45.6%) 보다 4.3%포인트 떨어졌다. 노원구 등 외곽지역 아파트 위주로 두 번 이상 유찰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낙찰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낙찰가율은 전달(94.3%) 대비 2.7%포인트 상승한 97.0%로 조사됐다. 2022년 6월(110.0%)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고가낙찰(100% 이상)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체 낙찰가율 상승을 견인했다.
지역별로는 강남구의 평균 낙찰가율이 107.5%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가 107.3%, 송파구가 101.3%를 나타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달(6.6명) 보다 1.4명이 감소한 5.2명으로 22개월 만에 최저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도 아파트 진행 건수는 809건으로, 2014년 12월(845건) 이후 약 10년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48.7%로 전달(41.9%) 보다 6.8%포인트 상승했다. 낙찰가율은 87.4%로 전월(89.6%)에 비해 2.2%포인트 떨어지면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달(9.1명) 대비 1.3명이 줄어든 7.9명을 기록해 올해 들어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 아파트 낙찰률은 36.2%로 전월(34.0%)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여러 차례 유찰된 아파트가 다수 소진되면서 낙찰률이 반등했지만, 저가 매수세 영향으로 낙찰가율은 전달(82.1%) 보다 2.3%포인트 하락한 79.8%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7.7명으로 전월(7.2명)보다 0.4명이 늘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강남권은 고가 낙찰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출 규제 여파로 수도권 외곽 지역은 유찰이 거듭되고 있다"며 "매물이 계속 경매 시장에 남아 진행 건수도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