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다.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거나 이미 알던 곳을 재발견하거나. 목적지를 정하는 일은 매번 쉽지 않다. 많은 이가 선택한 만족도 높은 여행지, 언제 가면 좋다는 경험담은 떠날 준비를 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한경트래블과 SRT매거진은 지난 9월 한 달간 ‘2024 최고의 여행지’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다. SRT매거진은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2018년부터 최고 여행지를 선정해 왔다. 1만2060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해 올해 최고 여행지를 뽑는 데 의견을 보탰다. 응답자의 60.5%는 SRT매거진 기사를 보고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고 했다. 설문조사를 토대로 1차 후보를 선정하고 여행기자·여행작가 등 전문가 평가, 방문 관광객 데이터베이스 분석, 온·오프라인 홍보자료 등을 토대로 올해 최고의 여행지 10곳을 선정했다.
고흥 목포 신안 해남 등 전남 지역 네 곳이 이름을 올려 도 단위로는 가장 큰 점수를 받았다. 힐링 여행지 완주, 역사와 문화가 아름다운 익산, 덕유산 일대 산골 영화제로 사랑받는 무주 등 전북 지역도 세 곳에 달했다. 강원 영월과 태백은 문화와 액티비티를 고루 갖춘 점이 높게 평가됐다. 우리나라 인문 여행의 상징인 부석사가 있는 경북 영주는 최근 영주댐 인근 액티비티 장소가 큰 인기를 끌며 새로운 여행 명소로 발돋움했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2025 방문 도시’로는 공주 김제 부여 수원 아산 안산 울산남구 원주 정읍 청주 등이 톱10에 올랐다.
(1) 우주 향한 꿈, 고흥
푸른 바다와 산, 황금 들판이 어우러진 우주항공도시 고흥. 고흥우주천문과학관 너머로 황홀한 노을이 펼쳐지고 은하수가 쏟아진다. 찬 바람 불 무렵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별미, 삼치회도 추천한다.
(2) 문화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낭만 도시, 목포
낭만으로 가득한 여행을 꿈꾼다면 목포가 제격이다. 어둠이 내린 목포의 실루엣을 제대로 눈에 담고 싶다면 목포해상케이블카에 몸을 실을 것. 북항승강장에서 출발해 고하도까지 3.23㎞를 잇는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에 탑승하면 발밑으로 푸른 목포 바다가 짜릿하게 펼쳐진다.
(3) 평화로운 기운으로 가득한 자연특별시, 무주
밤하늘을 수놓은 별과 반딧불이의 경계가 모호해질 만큼 천혜의 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된 곳이다. 그 덕분에 ‘자연특별시’라는 별칭이 붙었다. 한국 100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적상산을 거닐고, 신선한 무주 머루로 만든 와인을 맛보며 쉬어가기 좋다.
(4) 바다 위를 수놓은 1004개의 별, 신안
1004개의 섬만큼이나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신안. 퍼플섬으로 입소문을 탄 반월도와 박지도는 물론 가을 병풍도에 핀 맨드라미 등 1년 열두 달 향기로운 축제로 들썩인다. 함박눈 이불을 소복이 덮은 애기동백은 신안 압해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절경이다.
(5) 푸른 동강, 영월
영월은 여행자에게 종합선물세트다. 장릉, 청령포 같은 세계유산부터 신비로운 한반도 지형, 선돌까지. 자연경관이 절경을 이루고 어린 임금 단종의 영혼과 방랑시인 김삿갓의 풍류가 깃들었다. 쾌청일수 192일을 자랑하는 별마로천문대,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젊은달와이파크 등도 관광객에게 고루 사랑받는 장소다.
(6) 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한 쉼과 여유, 영주
영주의 자랑은 단연 천년고찰 부석사다. 지난 9월 문을 연 ‘신상’ 복합체험시설 영주 어드벤처캐슬도 함께 둘러보기 좋다. 103개의 다양한 어드벤처 코스를 갖췄고, 정상 전망대에서 수려한 영주호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7) 완주 구석구석 힐링 투어 ‘완주’하기
대둔산은 완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길이 36m, 경사 51도로 아찔한 스릴을 선사하는 삼선계단은 산행의 백미다. 레스토랑 카페 마켓 아트숍 등으로 구성된 폐철도차량 비비정예술열차는 뉴트로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다.
(8) 익산, 눈부신 백제의 시간을 잇다
백제 7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익산. 백제 시간여행에서 왕궁리 유적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역사적 산물이다. 2018년부터 매년 ‘익산 문화유산 야행’이 열리는 곳으로, 왕궁 5층 석탑을 돌며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9) 하늘과 바람이 그린 풍경, 태백
하늘 아래 첫 동네, 고원 도시 태백의 상징 중 하나는 순백의 자작나무숲이다. 지지리골부터 구와우마을, 매봉산 산악관광지 등에서 하얀 자작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이색적인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기름기가 적어 담백하면서도 칼칼한 맛으로 사랑받는 물닭갈비는 태백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 음식이다.
(10) 한반도의 끝과 시작, 해남
해남에선 “뭘 먹어도 맛있다”고들 한다. 자연의 풍치를 그대로 간직한 풍부한 먹거리를 해남에서 만날 수 있다. 산해진미의 진수가 펼쳐지는 해남미남축제가 매년 열리니 놓치지 말자. 천년고찰 대흥사 등도 대표 관광지다.
박소윤 한국경제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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