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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율 1%대 중반 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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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율이 1% 중반을 넘기지 못하는 추세적 둔화세를 나타낼 것이란 국책 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민간소비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구조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 요인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현안분석 보고서에서 "(중장기적으로) 1%대 중반을 상회하는 실질 민간소비 증가세를 지속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7~2019년 민간소비 증가율(평균 2.8%)에서 반토막 날 것이란 관측이다.

KDI는 민간소비를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세를 꼽았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등을 투입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최대로 달성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 한 나라의 '기초 체력'을 보여준다. 이 같은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면 소비의 원천인 소득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구 고령화로 노동 투입의 증가세가 둔화하고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면 잠재성장률은 현재 2% 내외에서 2025~2030년 1%대 중후반대로 꺾일 것이란 게 KDI의 전망이다.

정부가 소비를 늘리는 것도 민간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지출이 증가하면 세금이나 각종 사회보험료 부담이 커지며 민간의 지출 여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질 구매력이 낮아진 점도 민간소비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입품의 가격 오름폭이 수출품의 가격 상승률보다 높아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민간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잠재성장률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중장기적으로 민간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완충해야 한다"며 "연구개발과 교육을 통해 생산기술 개발과 확산을 촉진하고 자원배분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소비의 확대로 민간소비 여력이 제약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소비의 확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독보적이고 차별화된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게 (수출품 가격) 하락 추세를 막는 길"이라며 "단순히 선진국을 따라잡는 것만으로는 많은 경쟁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결국 (수출품)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KDI는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이 1%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하와 수출 개선으로 중장기적 추세보다는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내년 민간소비 개선이 중장기적 둔화 흐름을 바꾸진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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