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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그린시티' 변신…보행자·녹지천국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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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축제’로 전국적 관심을 모은 경북 구미시가 노후화된 산업단지와 도시 재생을 위해 해외 선진 사례를 통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지난 4일 일본 요코하마 랜드마크타워 6층에서는 김장호 구미시장과 공무원, 도시경관·건축 전문가 등 18명이 점심도 잊은 채 두 시간 동안 현장 세미나를 했다. 강사는 요코하마시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시장이 다섯 번 바뀌는 동안 도시디자인실 업무만 맡아온 구니요시 나오유키였다. 지금은 은퇴해 요코하마시립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186㏊에 이르는 미나토미라이21(MM21) 프로젝트로 공업 도시 요코하마의 운명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보행자 우선 원칙과 녹지를 품은 열린 공간, 역사·문화적 자산을 중시한 도시디자인 원칙을 50년간 일관되게 유지한 것이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요코하마가 보행자 우선 철학을 50년 전에 도입한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런 도시 디자인 덕에 요코하마MM21은 공업단지를 이전하고 LG혁신센터, 삼성반도체 연구거점, 닛산자동차 본사 등 1930개 글로벌 혁신기업의 산실로 변신했다. 273m 높이 랜드마크타워부터 해안으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인 곳곳을 연결하는 3개 축의 3.5㎞ 보행자 거리에는 국내외 관광객이 물밀듯 몰린다. 도시경관 전문가인 이석현 중앙대 교수는 “본사를 요코하마로 옮긴 닛산 자동차는 보행자 거리를 잇기 위해 건물 중앙을 뚫어주기까지 했다”며 “보행자 도시는 최근 도심 개발의 글로벌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새로 생긴 쇼핑가인 해머헤드워크, 머린워크 등에도 모두 보행이 강조됐다. MM21엔 공원과 녹지가 전체의 25%(46㏊)를 차지한다.

매력적 녹지 공간을 품은 보행자 천국 트렌드를 주도하는 일본 도시들의 또 다른 비결은 사유지를 공개공지로 선뜻 내주고 ‘차 없는 거리’를 수용한 민간 협력에 있다. 요코하마의 또 다른 도시재생 모델인 모토마치 상점가에는 600m 거리에 250개 점포가 밀집해 있다. 요코하마시는 보행로를 넓히기 위해 상가 건물의 앞면 1층을 1m가량 뒤쪽으로 물린 독특한 도시 재생으로 골목상권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구미시 일행이 3일 방문한 도쿄역 앞 마루노우치 지구의 ‘차 없는 거리 보행자 천국’도 휴일마다 ‘관광객 천국’으로 변한다. 설계에 참여한 나오미치 구라다 공학원대 교수는 “차 없는 거리는 관이 아니라 마루노우치 거리의 상가연합회가 주도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보행자를 위해 건물을 물리고 차 없는 거리를 만든 민관 협력의 지혜를 배웠다”며 “노후화된 산단 재개발 등 새로운 50년 구미의 미래 도시디자인에 접목하겠다”고 강조했다.

요코하마=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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