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당일 온라인을 중심으로 대규모 가짜뉴스가 돌고 투표소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거짓 경고가 들어와 투표가 중단되고 모두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조지아주에는 다섯 개 투표소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메일이 도착해 선거관리원과 유권자들이 일제히 대피했다. 경찰은 현장을 찾아 폭탄을 수색했지만 실제로 발견된 것은 없었다.
이 가짜 폭탄 위협 이메일은 조지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주의 일부 투표소로 발송됐다. 이메일은 러시아 도메인에서 발송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미국 선거를 혼란스럽게 하고 불신을 조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의 두 개 투표소는 관계자들이 일시 대피하면서 약 30분간 문을 닫았다. 조지아주는 이후 투표를 중단했던 투표소에 한해 마감시간을 10~45분 늦추기로 결정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와 조지아주 공화당 측에서는 해당 카운티의 부재자 투표 접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서배나의 연방법원 소속 판사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향후 선거절차 정당성에 대한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선거에 관해 FBI의 이름과 로고를 사용한 가짜 영상이 나돌기도 했다. 이 영상은 펜실베이니아주, 조지아주, 애리조나주 등 5곳의 교도관들이 수감자 투표를 조작하고 정당과 공모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다른 영상에는 CBS 뉴스가 실제 보도한 것처럼 제작됐으며, 잠재적인 테러 공격으로 FBI가 유권자들에게 "원격 투표"를 권고한다는 허위 정보를 담고 있다. FBI는 "이들 영상은 진짜가 아니며 그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고 발표했다. CBS 뉴스도 이런 보도를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CNN의 '주요 대선 속보'라는 형식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텍사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다'는 가짜 이미지가 SNS 엑스(옛 트위터)에 퍼져 10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 의사당에서는 수상한 도구를 소지한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 의사당 방문자 센터 보안 검색 과정에서 경찰은 연료 냄새가 나고 손에 플레어와 토치 등 불을 붙이는 데 사용하는 도구를 소지하고 있는 한 남성을 수상히 여겨 체포했다. 이 사건으로 의사당의 투어는 중단됐으며, 경찰은 이 남성을 조사 중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