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폭파한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도로에 높이 11m의 토성(土城) 대전차 장애물 건설을 완료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은 지난달 15일 폭파시킨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 도로에서 다수의 병력과 중장비를 투입하여 지난 2일까지 작업을 진행했다"면서 4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은 기존의 철도와 도로가 있던 곳에 동서로 120m(경의선), 160m(동해선) 남북으로 10m, 깊이 3~5m의 대전차구(전차의 기동을 차단하기 위해 판 구덩이)를 콘크리트로 만들었다. 대전차구 북측으로 바로 뒤에는 흙을 쌓아 최대 높이 11m의 흙벽을 만들어, 일종의 토성을 쌓았다. 흙벽은 좌우로 120m(경의선), 180m(동해선) 남북으로는 50m 가량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동해선에 만든 흙벽 위에 지난 1일 인공기를 꽂고 사진을 찍은 뒤 인공기를 철수시킨 정황도 확인했다. 군은 북한이 유사시 토산에 있는 흙을 앞쪽의 대전차구에 밀어 넣는 식으로 단시간에 메워버리고 남침 경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이는 북한군 입장에서 전쟁 장애물이 아니고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며 "전체적인 작업 공정이 (이곳이) 자기 땅이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쇼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15일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폭파함으로써 여기에 투입된 한국 국민 세금 약 1800억원을 공중에 날려버렸다. 정부에 따르면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육로 연결 사업에는 우리 정부의 현물 차관이 지원됐다. 차관 규모는 2002~2008년에 걸쳐 1억3290만달러 상당으로, 현재 환율 기준 1800억원에 달한다. 명목상 빌려주는 돈인 차관이라고는 하나, 북한은 지금까지 이 돈을 갚은 적이 없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